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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쓰는 방?


BY 스마일 2003-03-25

나는 에세이가 뭔지는
모른다. 다만 지난 학창시절에 수필이라고
배웠고 당시에 선생님이 "수필은 붓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는 말이라서 일정한 형식이 없는 것이 형식이다. 그래서
그만큼 자유롭다. 그러나 수필에서는 글쓴이의 향기가 묻어나야
한다. 소재도 물론 다양해서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것이 다 될
수 있다"
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생각이 난다.
그래서 지금도 에세이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알고 있다.


여기서 거창한 수필론이나 문학을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여기 들어오는 몇몇 님들이
"요즘 너무 어두운 내용의 글들이 올라온다.","마치 속상해 방
같다.", "남들이 속상한 글을 올리는데 어떻게 어젯 밤에 있던
알콩달콩한 글을 올리느냐?"는 글을 올려서
내 생각을 말해보려고 한다.


이 아줌마닷컴은 크게 나누어서 '사이버 작가'방과 '토크&토크'
방으로 나누어져 있다. 또 각각의 방은 하위 메뉴로 나뉜다.
그래서 약간의 문학성을 띈 글은 '사이버 작가'방으로
올리는 것 같고
일상적인 글들은 '토크&토크'방에 올리는 것 같다.


살아가면서 속상한 일들은 '토크&토크'방의
'나, 너무 속상해'코너에
많이 올리고 있다.
여기를 들어가면 세상의 고민이나 열받아서
뚜껑 열리는 일은 다 있는 것 같은
감이 들더라.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속상하고
열받는 글은 '에세이 쓰는 방'에는
올리면 안되는 가이다. 나는 올려도 된다고 본다.
물론 본인이 알아서 '나, 너무 속상해'방에다 올리면 좋겠지만 그런
구분을 칼로 무우 짜르듯이
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런 아마추어 사이트에서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여기는 주로 아줌마들이 들어오는 방이다. 아줌마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이
어디 항상 즐겁고 알콩달콩한 재미만
있을까. 그러니 여기 올리는 글도 '즐거운 일'도 있고
'속상한 일'도 있을 것이다.
두 가지 다 에세이의
훌륭한 내용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즐거운 일을 좋아하니
좋은 내용만 올렸으면 좋겠지만 세상사가 어찌 그렇게만 될 수
있는가.
그래서 "속상한 내용은 올리지 말았으면" 하는 글을 쓰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다음에 "속상한 글이 올라오는데 어떻게 즐거운 내용의
글을 올리며 그것은 남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라고
확신을 가진 분이 있던데 이것은
너무 지나친 배려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친구가 가슴아파하면 위로도 하고 배려도 해야겠지.
그러나 여기는 많은 사람이 글을 올리고,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글을 읽고 하는 사이트인데 어떻게 몇몇 사람 속상한 글의 내용
때문에
눈치를 봐야하나? 그래서 기쁜 내용의
글을 못올릴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속상해 하는 글이 올라오면 '위로의 답글'이라도 올려주고, 고민이
올라오면 자기의 아는 범위에서 '해결방법'이라도
올려주면 글쓴이에 대한
배려가 되지 않을까?
무슨 눈치를 보고, 맞아죽을까봐서 글을 못올리는가.


세상살이에는 어차피 희노애락이 교차할텐데
에세이방을 기쁜일로
도배할 필요도 없고 또 화나는 일로 채울 필요도 없다고 본다.
때로는 봄볕이 내리 쬐는 따스함도 있고
북풍한설 몰아치는 차거움이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


에세이방에 전에 보다
많은 글이 올라오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고정적으로 글을 올리시던 분들이 뜸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어차피 돌고 도는
것이 인생 아닌가. 새로운 작가들이
등장해서 또 이 난을 풍요롭게 할 것이니 크게 염려할 바 아니라고
본다. 나는 전에 글을 올리던 분들이
이 방의 분위기 때문에
글을 올리지 않는다고는 보지 않는다. 다 개인사정이 있거나
또 다른 사이트로 옮겨갔겠지.
이 넓은 인터넷의 바다에 어찌 '아컴'만 있겠는가.


잡다한 요설을 늘어놨는데
결론적으로 내 생각은 이렇다.
글의 내용을 가지고 '이런 글은 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식의
방자함이나
'다들 속상해 하는데 나만 즐거운 글을 올리면 어떻게 하나'
등의 소심함은 버렸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나의 글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욕설을 하는 등의
서투른 행동은 서로 삼갔으면 좋겠다.


아컴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좋은 글이 많이 올라와서 읽는 눈과 느끼는 마음이 즐겁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