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에 마음놓고 쉬는시간을 갖어보는가?
올만에 잠이나 실컷자고 먹고잡은거나 실컷 먹어야쥐.
이불을 머리끝까지 끄잡아 올려도
한껏 꼭 감은눈이 사알짝 왜케 떠지는지
원도없이 한도없이 모자란 잠을 보충하려 했는데
왜지? 도통 잠이 안오며 다른날보다 더 일찍 눈이 떠진것이다.
에이~
차라리 미장원에 가서 머리나 해야지.
대충 기름기만 빼고
루루라라~ 미장원으로 향했다.
미장원에 가는길...
잔치국수를 원체 좋아하는데
멸치 우러내는 국물의 냄새가 내 회를 진동시킨다.
곱배기로 시켜서는 후루룩~ 짭짭.
꺼억~ 신트림과 함께 미장원에 당도.
" 어떻게 해 드릴까요? "
" 걍 볶아주세요 "
" 웨이브만 살짝 넣어드릴까요? "
" 아뇨. 시간이 없어 그러니 오래가도록 마구 볶아주세요 "
사실...
내겐 시간이라는게 그리 많지를 않았다.
하여 다달이 미장원에 투자할 시간이 없는지라.
마구 볶아놓으면 두어달은 버티지 않을까 하여 볶아달라고 하고는
스르르 배도 부르고 하니 잠이 매려워진다.
꾸벅거리며 얼마나 졸았을까?
흐~읍.
흘린침 쓱싹 닦아내고 거울울 보니
허걱스~
저것이 누구다냐?
옥천장에서 고추팔러 나온 아지매더냐~
유성장에서 마늘팔러 나온 아지매더냐.
미티미티.
마구마구 볶아놓으라고 했더니...
시사나 마사나.
완전 덜익은 라면 머리.
오짤끄나
내가 원해서 만든 머리인데...
터벅거리며 집으로 와서는 이리저리 머리를 매만지고 있는데
개강을하여 대전으로 내려온 우리집 하숙생.
현관문을 밀치고 들어오다가는 그자리에서 그냥 뒤집어진다.
박수치고 호독호독 오도방정을 떨며 아지매를 외친다.
" 아지매! 어디서 폭탄맞고 왔어? "
ㅋㄷㅋㄷ
이젠 저녁이다.
맛잇는 저녁.. 내딸에게 먹여야지.
주방에서 열심히 저녁준비를 하고 있는데 딸아이가 사격장에서 돌아온다.
반가움에 거실을 향하니...
" 오, 오, 오... 오마니! "
" 왬마! 말은 왜 더듬냐? 오마니 여쁘냐? "
" 헉스~ "
" 헉스는... 빨리 씻고 밥이나 먹어 "
밥상머리에 앉은 우리딸.
왼손에는 볼펜
오른손에는 연필...
이리저리 양손으로 내머리에 쿡쿡 찔러놓는다.
" 오우~ 완전 구리구리인데 "
" 똥근이? "
" 웅. 하이! 구리구리 아줌마 "
그날 이후로 내 딸아이는 시도때도 없이 내 머리에 연필과 볼펜
나무젖가락등... 길게 생긴 모든것은 한번씩 꽂아놓고는
" 하이! 구리구리 아줌마! "
윙크까지하며 불러보는데...
흐이구~ 나 언제까지 구리구리 아지매가 돼야 되는건지원~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