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오늘도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달리며
다섯식구의 생계를 위해서 새벽 찬바람을 맞아가며
우유를 돌리고 있다.
우리는
그녀가 시집온 새댁때 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며 마음이 맞아서
속내를 드러내는 온갖 이야기로 서로 정을 주고받으며
친동생처럼 자매처럼 지냈다
인텔리 시부모 밑에서 유난히 힘든 시집살이를 잘도 참고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투병중인 시부모님..커가는 아이들...이름뿐인 남편...정지된 가정경제...
이제는 끝내고 싶다고 ...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않다는 이 고통을 하염없이 토해내고 있었다.
좋은 직장 다니다가 어려운 시절을 만나 모든것 다 잃고
사업이라고 시작햇지만 그도 쉽지않아 꼬이기만 하는 현실의 벽앞에서
남편은 삐뚤어 지기 시작했단다
집에 안들어오는 날이 점점 더 많아지니
아내와는 대화가 단절되고 부부의 정마저도 잃게 만들었다
아이들도 아빠를 그리워하지 않게 만드는 소원해지는 만남...
그사이에 이기적인 시부모님들과의 온기없는 마찰들...
그래도 잘 참고 견디었는데...
1년여를 소식이 없더니
온갖 알지도 못하는 카드청구서와 남자들의 빚독촉 전화로 그녀는 말라가고 있다.
모든것 다 잊어버리고 다시 새출발해 보자고
그저 아이들 곁에만 있어달라고...
아프신 부모님을 봐서라도 집에는 들어오라고 빌고 또 빌고
남편을 다독이고 얼러주어도 그때뿐...
연락도 두절되고 남자는 돌아오지를 않고 있단다.
알지도 못하는 빚독촉에 이자때문에
살던 집도 내놓고
살림밖에 모르던 그녀가
남은 가족을 위해서 눈물섞인 새벽을 뛰어다니고 있다
돌아오지않는 남편은 실종신고까지 해 놓았으니...
이젠 사는 보람이 아이들 뿐이없다고...
울먹이는 그녀는 2-3년 새에 그 고운 모습을 다 잃어버렸다.
어찌 이 남편 뿐이겠는가...
세월이 ... 세상이 만든 슬픈 이야기...
그래도 가정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물질보다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남편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아파하는 나머지 식구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남편이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자신이 없다는 그녀는
모질지 못한 자기 성격을 탓해가며 그동안의 세월을 아쉬워하고
포기할수없게 만드는 이 현실을 원망하고 있다
누워계신 시부모님과 커가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먹어도 먹는게 아니요... 살아도 정신은 내려놓고 있다 했다.
이혼서류를 준비하면서 울먹이는 그녀는
원망스럽던 남편이 이젠 불쌍해진다고 한다.
다시 돌아가긴 늦었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