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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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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BY 1004bluesky1 2001-08-11

 

  소중한 것은 늘 가까이에 있습니다

 
변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어느 날 문득 세월의 흐름에서

잠시 물러나 보니

예쁘게 포장된 채 살아가는

낯설은 제 모습을 만났습니다.

이게 아니라고

이런 건 결코 아니라고

고개를 흔들어 보았지만

이미 그 모습은 제 모습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제는 두꺼운 세월의 외투를 벗고 싶습니다.

짱가 노래에 흥분하고

열여섯 이후엔 나이 먹는 걸 잊어 버렸던

철부지 공주의 모습에 어울리는

진짜 가슴을 되찾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생각과 글로 하루를 열면서

쌓여가는 내 가슴의 포장과

빗장을 열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와 함께 가짜쥑이기를 하실 분

따스한 손을 내밀어 주십시오.

 

가짜 쥑이기는요?

가짜 쥑이기1. 일상에 숨은 가짜 찾아내기

가짜 쥑이기2. 동화에 ?g힌 내면 바라보기

가짜 쥑이기3. 영화 속 진실 찾기

가짜 쥑이기4. 노래 가사에 담긴 진주 찾기

가짜 쥑이기5. 우헤헤헤 하하하 웃음으로 가짜 날리기


저는요?

이름은 윤빈, 나이는 열여섯으로 고정

(그 이후로 떡국을 안 먹었으니까)

학교는 적당히 마쳤고, 우리말도 배웠고

하는 일은 아이들과 생각 굴리기

그리고 배꼽잡는 얘기 만들기

좋아하는 가수는 김건모, 조성모

노래는 물론 짱가,아시나요

 

음악은 무조건 다 좋아하고

문학은 가짜 빼고는 다 좋아하고

취미는 내 맘대로 글쓰는 거,

눈치 안 보고 노래 부르는 거

특기는 대회 나가서 딴 사람에게 양보하기

숨 안 쉬고 정신없이 말하기

아이들에게 썰렁 개그하는 거

 

내가 사는 이유는

세상엔 사랑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연필이랑 책이 있으니까

그리고 내 글을 읽어주는

예쁜 마음들이 있으니까

 

 

 

변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변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

   공지영은 말했다.

영원한 진리는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 뿐이라고

유행처럼 중요한 구절마다 나타나며 사랑을, 추억을, 인생을 허무하게 만드는 그 문장이 던진 파문.

그 문장을 만나는 날이면 으레 깜짝 놀라 차를 급정거시키는 일이 잦아지고, 아이들에게 큰 소리를 내는 일이 다반사다.

그래서 허무주의 소설은 읽지 않는 나지만

   언제부턴가 글은 내게 음식처럼 소화가 잘 되어 포만감을 주는 것이 있는가 하면, 목구멍의 가시로 걸려 내내 숨통을 틀어막기도 한다.

그런 가시를 삼킨 날이면 하루건 이틀이건 내내 생각을 쫓아다니며 정상적인 사고를 방해한다.

이불을 덮고 누웠는데 다시 그 글귀가 떠올랐다.

모든 것은 변해버린다는 진리.

그런데 갑자기 의문이 생겼다.

'변한다는 것이 그렇게 나쁜 것인가? 절망의 이유가 되는 것인가?

어제와는 다른 오늘, 오늘과는 다른 내일을 꿈꾸며 사는 것이 바로 인생이 아닌가?

오늘과 똑같은 내일을 꿈꾼다면 왜 숨쉬며 살아가는 것인가?

그저 내가 먹은 밥그릇 수를 좀 더 보태기 위해?'

갑자기 웃음이 났다.

인생을 온통 회색 빛으로 만들어버렸던 변한다는 의미하나가 전혀 다른 빛으로 다가왔다.

사랑이 변한다고 슬퍼할 일인가? 사랑은 변한다. 아니 사람은 변한다.

처음 만나면 서로 잘 보이기 위해 감출 것은 감추고 포장할 것은 포장하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편안함으로 변해 그 사람 앞에선 자연스러워진다.

점점 거짓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슬퍼할 일인가?

10대에 생각했던 사랑, 20대에 생각했던 사랑, 그리고 30대에 생각했던 사랑.

사랑은 모습이 바뀐다. 아니 그에 대한 내 생각이 바뀐다.

금방 숨이 멎을 것만 같은 느낌이 아니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헤어져도 영영 잊지 못하고 다시는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어야만 사랑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난 빨리 스물 여덟이 되고 싶어라고 말한 친구가 있었다. 꿈 많은 열 여섯의 나이에.

젊음의 열정이 주는 그 불안함을 평온함으로 맞고 싶다는 그 애의 말이 내내 이해가 안 되었었다.

하지만 스물 여덟도 훌쩍 넘겨버린 지금 이제야 난 그 말의 의미를 느낀다.

사물을 보는 눈이 한층 여유로와진 지금 보는 사랑은?

세월의 흐름처럼 사랑도 나이를 먹는 것일까? 사랑이 늙는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건 너무 삶을 허무하게 만들어버리는 단어다.

사랑은 나이만큼 성숙해지는 것이다.

사춘기 시절의 감성을 앞세운 무모함이 상대에 대한 배려로 바뀌어 가는 것이다.

남녀간의 사랑만이 세상살이의 전부인 줄 알았던 어린아이가 더 넓은 사랑을 하나하나 배워 가게 하는 게 바로 시간이다.

생각해보면 참 많이도 변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전부이길 바라는 마음은 그의 모든 것을 알고싶어 하고, 그것이 당연한 권리이며 그의 전부이길 바란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그렇지 않음을 발견하고는 또 좌절에 빠진다.

그래서 사랑은 새로운 생명에게로 전이된다.

새로운 생명에게 거는 새로운 기대.

하나하나 다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며 그러한 착각 역시 오래가지 않는다. 그러면서 내맘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나말고는 아무도 없다는 서글픈 진리에 도달한다. 그리고 사람은 변한다. 역시 사랑도 변한다. 상처받고 싶지 않으니 위험을 피해가고 안전한 길을 택하며 사랑을 깨지 않는 방법을 터득한다.

즉 한 발치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변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저녁을 먹는데 그가 갑자기 돼지고기를 상추쌈을 싸서 입에 넣어주었다.

"왜 아빠는 엄마 먹여주는데?"

"엄마는 애기니까."

우스개 소리로 넘긴다. 채 넘어가기도 전에 또 쌈을 넣어준다.

"왜 또 아빠가 먹여주는데?"

"아빠가 엄마를 사랑하니까 그렇지."

이렇게 말하는 내 가슴위로 뭉클한 무언가가 지나간다.

차근차근 기억을 떠올려봐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그렇다. 20대엔 하루종일 붙어있다 또 한 시간씩 전화를 해도 할말이 많았던 사랑이 30대엔 덮을 것은 덮어주고 챙길 것은 챙겨주는 사랑으로 변했다.

열정으로 불태우는 육체의 열기가 점점 사그라든다 해서 사랑이 죽는 것인가?

아니 사랑은 모습이 바뀌어 그 넓이를 더해갈 뿐이다.

결혼하는 순간부터 다른 사람에게 눈도 돌리지 않는게 당연한 진리로 생각했던 내가 아무 문제도 없는 부부사이인데도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느낄 수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아버린 지금 세상은 무척 달라 보인다.

하지만 사랑이 변하지 않는다면, 모든 세상의 존재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삶은 참 단조로울 것이다.

오랜 세월 여자들을 울렸던 일부다처제의 비극도 여러 모습의 불륜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아마도 신문지면을 채울 일이 절반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짝사랑을 시작한 사람은 영원히 짝사랑을 할 것이고......

또한 10대의 불끈불끈 솟는 정열과 감성으로 평생을 산다면?

그래서 하느님은 위대하신가 보다.

변화란게 없으면 금세 인간들은 삶에 싫증을 느끼고 삶을 스스로 포기하거나 나태해질 거란 걸 예감하셨으니까

나만해도 그렇다.

어제와 오늘이 똑같다면 내일을 기다리지도 더 살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전혀 예견하지 못했던 상추쌈의 행복이 기다릴 줄 모르고 살다가 만나는 행복이 있기에 삶은 더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다만 그런 변화도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변화가 아닌 더 못한 내일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그러기에 옛 성현들은 나이가 들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고 하신 것이다.

얼굴은 바로 자신이 살아온 모습을 담는 그릇이니까

보다 나은 내일로의 변화를 가꾸어 나갈 것인가?

아님 변화를 서글퍼하며 그냥 주저앉을 것인가?

더 비참한 내일을 만들어갈 것인가?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손에 달려있음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어디가 바다고 어디가 하늘인고>

 변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컴퓨터에 다가가볼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 한 주였습니다.

그렇게 훌쩍 모든 것을 뿌리치고 이국땅으로 날아가버릴 수 있는

싱글의 자유로움이 너무도 부러운 주이기도 했습니다.

그저 비행기만 타고 오면 모든 걸 책임져주겠다는 든든한 친구도 언니도 있는데도

10년이 다 되도록 가보지 못한 외국

그리고 산더미 같이 숨통을 조여오는 일들의 행진

이번엔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

언젠가는 저도 갈 날이 있겠지요?

지금으로선 암담하기만 하지만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며 내일의 변화를 기다립니다.

글을 올릴 수 있는 오늘 그래도 전 행복합니다.

모쪼록 하루하루 슬기롭게 열어가시길 빕니다.


  윤빈이의 칼럼 <가짜 쥑이기>로 가시려면 여기를 누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