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을 스치는 바람결에서
문득 가을 냄새를 맡습니다.
한 잔의 커피를 마주하고
감미로운 향기에 흠뻑 취하여도 봅니다.
들국화 향을 더듬으며
그렇게 가을을 기다립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그냥 곁에 있어줄 그 누군가를 그리워 하고.....
자꾸만 나즈막히 침잠하는 내 자신이 느껴질 것만 같은
그런 가을이 자꾸만 기다려집니다.
브라운 톤이 흐르는 엔틱한 공간에서
오래된 벗들을 만나
낮은 목소리로 살아감을 이야기해도 좋을
그런 가을을 꿈 꾸어 봅니다.
클래식한 음악이 흐르고 있다면 좋겠지만
그 어떤 음악도 모두 다 아름답기만 할
가을에 대한 설레임으로
마음은 벌써 어디로 떠나가고 있습니다.
은은한 장미향이 묻어나는
초 한자루 밝혀 두고
어쩔 수 없이 밤을 지새고 말
가을은 어느새 가슴속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풀벌레 소리, 낙엽 태우는 냄새.....
그리고 아름다운 빛깔로 고운 옷을 갈아입을 초목산천들....
그 모든 것들이 즐거움이 되어
일제히 나를 깨어 있게 하지 싶습니다.
여름내내 흘린 땀방울들이
하나 두울 열매를 맺고
그득한 가슴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이
더없이 정겨운
그런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바람결에서
가을 냄새가 났습니다.
아주 익숙한 향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