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든 가정이든, 살아가면서 삶의 문제들이
벽에 부딪혀 해결할려고 발버둥쳐도
풀리지 않을때는 말수가 없어지고 답답증이 일어난다.
그럴때는 겉으로 보기에는 말이 없어 보여도
속마음은 이상하게 말이 자꾸만 하고픈 허기증이 난다.
배가 고픈것하고는 또다른 느낌으로
간절하게 내말을 들어주고 무조건적인 내편하는 사람에게
가슴속의 답답증을 쏟아내고 싶은 심한 허기증을 느낀다.
요즘 내가 그랬다.
예전에는 마음이 답답할 때 주로 내가 택한 방법은 산이나 절을 찾으면서
등산을 하여 땀을 흘리거나 아니면 자연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가다듬곤 하거나, 또는 사색적인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마음을 정리정돈 하였는데,,,,,,,,,,
오늘은 갑자기 울고 싶어졌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항상 밝고 활기찬 목소리로
친정어머니의 상담자 역할을 해온 큰딸이
오늘 처음으로 친정엄마의 별일없냐는 전화를 받고 울고 말았다.
딸의 목소리가 울먹이자 친정엄마는 바로 눈물부터 글썽인다.
무슨일 있는 것도 아닌데, 남들의 고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부도가 난것도 아니고 큰빚을 진것도 아닌데.....
지금까지 뒷바라지해온 남편사업의 손해가 참으로 속이 상한다.
지금까지도 아내역할, 며느리역할, 엄마역할 참 잘하고 살림잘하고
똑바라지고 야무진 직장여성으로 잘 살아오면서 친정엄마의 큰딸로
속상하게 한적 한번도 없는데.......
남편사업이 어려워 근 몇 달동안을 생활비 한푼 받지 않아도
시어머니 용돈 드릴만큼 드리면서
남편하고 아직까지 큰소리내서 싸워본적이 한번도 없는데도
요즘 살아가는 일이 버겁고 속이 상했다.
언젠가 친정오빠가
"자기사업하는 남자의 와이프는 마음 단단히 먹고
왠만한 일에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는데.."
나보고도 "그래도 네가 직장생활해서 다행이다" 그랬는데..
하기사 지금까지 나도 잘해 왔는데..
경제적인 부,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기면서
사람이 자기 하고 싶은 일 열심히 하면서 사회에 봉사하고 성실히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참으로 열심히 일한 남편이 한번씩 경제적으로 손해를 볼때마다
일으켜 세워주고 위로해 주었는데 오늘은 왠지 내가 위로받고 싶었다.
이번일도 남편은 두달이면 다 해결된다며 나한테 알리지 않았지만
그동안 살아온 습관으로 남편의 얼굴빛이 좋지 않아 꼬치꼬치
따져 묻자 남편은 할수없이 이야기하며 자기혼자 속상하면 되니까
너무 속상해 하지 말라 하지만 참으로 속이 상한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살아가는 일이 한번도 무섭다고 느껴본적이 없이
참으로 자신있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친정엄마의 전화를 받고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며 울고 말았다.
친정엄마에게 처음으로 요즘 속상한 이야기 다 쏟나내니
난 마음이 후련한데
엄마가 속상할까봐 걱정이어서 다시 전화를 하니 괜찮단다.
"사람이 마음속에 응어리를 품고 살면 병이 되니까 당신 살아있을때라도
당신한테 다 풀라 하신다"
전화를 바꾸어 주라고 하신 친정아버지는 애기들 아빠에게 스트레스
주지 말란다. 그쪽 일이 잘 안풀리다가도 한번 풀리면
그동안의 손해는 다 만회하니까 나보고 바가지 긁지 말란다.
엄마! 아버지! 그래도 당신들이 옆에 있어 내말 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든든하게 느껴지는지 아세요.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내편이 하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