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들이 휴가를 나왔다.
가까운곳으로 부모님이 이사를 와서
인사차 왔나 싶어 반가운 마음이 가득하다.
오늘 일찍 일어나길래 습관이 되었나 했더니
서두르는 폼이 수상타.
어느새 샤워를 하고 짧은 머리에 무스를 바르고
지 아버지의 넥타이를 고르길래
"너 어딜갈려고 그러니?"
" 아,예! 졸업식에 갈려구요."
"누구?..."
"현미!"
오늘 아들의 여자친구 졸업식이 있단다.
그러면 그렇지! 몇시간을 착각했던게 억울하다.
아~ 그렇구나. 이놈이 부모가 보고싶어서
휴가를 나온게 아니고 지 여자친구 졸업식에
갈려고 일부러 날짜를 맞추어 나왔구나!
겉으로 표는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꽤씸하다.
"그냥 편하게 잠바를 입고가지.뭐하러 양복을 입니?"
"걔 부모님도 오신다고 하니까 첫인상이 좋아야 되잖아요"
아들은 여자친구의 부모에게 소위 말하는 첫선을
보여주러 가는것이다.
긴장이 되는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옷매무새도 고치고
거울을 연신 쳐다보며 표정도 바꾸어 본다.
"그만하고 밥이나 먹어라.내 눈에는 우리 아들이 이 세상에서
제일 멋있으니까 현미 부모님도 점수를 잘 줄거다."
남편도 피식 웃으며 "저놈 참! "한다.
전에 저녁을 먹던 자리에서 여자친구에게 살갑게 대하던 아들에게서
마음을 비웠다고 장담을 했었는데 아직도
내 마음은 그게 아닌가보다. 조금은 서운한 마음이 드는걸 보니...
"아버지! 차를 제가 가져가면 안돼요?"
"으응~ 그래라.나를 내려주고 가면 되겠네."
양복을 입고 현관에 서 있는 아들을 바라보니
'내 아들이 맞나.정말 잘생겼네.'
'우리 아들 퇴짜놓으면 눈도 아니지' 또,팔불출 엄마가 된다.
자기보다 한뼘이나 큰 아들을 올려다보며
"책 잡히지않게 잘하거라"
"예! " 다정스럽다.
양복을 입고 나란히 집을 나서는 父子를 쳐다보니
작은 행복이 밀려온다.
오늘도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숨을 쉬고 있다는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