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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이 싫은 이유..


BY misowa 2003-02-23

8년남짓 직장생활할때는 일요일저녁에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하면..
새로 시작되는 일주일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렸었다..
늘 일요일 저녁 어스름은 힘겨웠다..

전업주부가 된지 6개월이 지났다..
직장을 안다니면 일요일저녁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여전히 일요일 저녁은 나에게 힘겨움으로 남아있다..

자영업이라 주7일 근무하는 남편에 대한 혹시나 오늘은 일찍 오겠지?
하는 기대가 와르르 무너지는 일요일 어스름이 깔리는 시간이 오면 온몸에 힘이 하나두 없이 쫘악 빠진다...

열심히 놀아주길 바라는 아이의 눈빛이 부담스럽고..
분주하게 저녁메뉴를 생각하고..청소하고..하던 다른 날 저녁의 그 힘들은 어디로 갔는지..도저히 일어날 기력이 없다..었다..
오늘같은 날 외식이라두 함 좋으련만..
평생가두..외식이라곤 안하는 남편이다 보니..말 꺼내봤자..본전도
못찾는다 싶어..아예..9시 넘어서 들어올꺼란 말에..
이렇다할 짜증낼 기운두 없어서..알았다고만 하고 끊었다

난 안다..낼이면 또다시 생기가 돌아오리라는 것을..억지로 만들어낸..아니 한주의 시작인 월욜이 주는 알수없는 마력같은 힘..

그나마 글로 풀고 나면 좀 나으리라는 생각에..글을 써본다..

오늘 아침일찍 남편의 큰 누나한테 전화가 왔다.

"출산이 언제니?"
"네 담달 20일경이여.."
"** 이는 어쩌니?"
18개월된 첫?아들녀석을 누가 봐주냐는 뜻이다..
"글쎄요.아직.."
"내가 직장만 안 다니면 봐줌 좋을텐데..걱정이 돼서 전화했다"
"아녜요..신경 써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요.."

미루고 있었다..
결혼3년차인데..세분 계시던 부모님이 차례로 돌아가셨다..
결혼하자마자 시어머니..(시어머니 암선고로 결혼을 서둘렀다)
그 담해..울 엄마...이듬해..울 아버지..
첫째 낳을??..돈이 좀 많이 들어가도 무리하게 조리원에 가면 되니..
걱정할것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둘?는 이 첫째녀석땜에 문제인것이다..
첫애를 수술한지라..이번에두 수술해야 하고..그러려면 일주일동안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데..그동안 봐줄 사람도 , 이 녀석을 놔두고 조리원에 갈수도 없는 노릇이다..
온통 신경을 새로 시작한 바깥일에만 쏟아붓고 있는 남편은..
내가 의논코저 하면 자꾸만 미룬다..
도우미 아줌마를 구하려면 빨리 구해야 하는데..
이 남편은 원래두 미루는 게 특기인데다..돈걱정에...더 그런것이다..
"그때가서 누나한테 부탁함 돼" 호기있게 외치던 남편이 못미더워..
여러차례 누나한테 전화해서..알아보라구 했건만..
그 누나가 아침에 전화가 온 것이다..

발등에 불떨어져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항상 미루기만 하는 남편이 얄미워..
'이그 나는 몰러..난 병원에 입원함 자기가 알아서 아들놈 건사하겄지"
싶어서..몇번 싸우다..말았다..
그런데..하루종일 난 또 시달린 것이다..
엄마옆에서 한시간도 안떨어져 있을려구 하는데..
저 녀석을 어쩐다 말인가..그리고..이번이 마지막 산후조리인데..
아무래두 산후조리 꿈두 못꾸어야 하는가?

첫째때는 내가 알아서 척척 조리원 예약하고..모든걸 다 준비함 되었는데 둘째땐 정말 대책이 안선다..

불현듯 돌아가신 엄마가 그립다..
엄마만 살아계셨어도..또 엄마 생각에 긴시간을 멍하니 울고만 있다.

남편은 알까?
" 뭘 사서 걱정하냐? 내가 다 알아서 할께"
자기는 대수롭지 않게 말하지만...난 이렇게 여러가지 복합적인
아픔에 시달린다는 것을..
애기를 낳는다는 것을 축복인데..왜 이렇게 나한테는 짐으로 다가오는지..낳은 순간까지..능력두 안되면서 왜 가졌을까?
하는 죄스러운 생각이 들게 하는 건지....

남편이랑 싸우는 게 귀찮아서 묻어두고 살자니..
도를 닦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