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입추라고하네요.
벌써 더위가 한풀 꺽이려나 봅니다.
여기 진주에도 오늘은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군요.
누구의 슬픔인양, 누구의 슬픔을 안은 눈물인양....
작은 우산을 받쳐들었지만 옷은 험뻑 젖은채로 병원문을 들어섰습니다.
벌써 며칠째 어깨와 목, 양무릎이 아파서 정형외과 진료를 받고 있는 중이었거든요.
얻은건 병?? 밖에 없나 싶어 참 많이도 서글퍼집니다.
그동안 시간이 부족해서 조금씩 아픈걸 참고 참았더니 무릎통증이 심해져서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주사를 맞고 물리치료를 받고 그리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어디로 가야하나......
집에 누워있는 남자가 뵈기 싫어져서 집엔 가기가 싫었습니다.
밉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한 그 남자, 내 남편이거든요.
친구를 만나서 수다를 떨고 점심을 먹고 친구의 말소리가 모두 건성으로 들려오는건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습니다.
5시가 가까워져서야 집으로 오니 내 남편이란 남자는 찬밥한덩이와
아침에 먹던 된장국으로 점심을 먹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코끝이 시큰해 져서 목이 메어 옵니다.
"렌지에 밥을 데워서 먹지 이게 뭐꼬? 찬밥을......"
미안한 맘에 퉁명스런 소리를 했더니
" 날씨도 더운데 뭐, 대충 먹으면 되지 뭘....."
돈 안벌어 온다고 밥도 안주는 내 꼴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화 안내고 먹어주는 남편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남편 말처럼 급하게 생각말고 차근히 기다릴줄 아는,
마음 편히 먹고 기다릴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