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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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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8.3 한 통의 전화


BY 유키 2001-08-06

대구 동생네 애들..우리애들..

노는 소리로 시끄럽다.

하루가 어느사이 지나가는지 모르게

빨리도 간다.

낮에 고등학교에 다니는 큰딸 민지가 엄마에게 온 전화라며 내게 바꿔 준다.

어떤 아저씨가 찾는다고...

누굴까?

입석에서 사촌 시숙님(촌수가 맞나?)이었다.

지나간 날은 잊어버리고 살라는 말..

죄책감 따위는 갖지 말란다.

사람이 살다 보면 내 본의와는 다른쪽으로 상황은 흘러가고...

단지 난 나와 내 남편으로 인한 종갓집을 지켜드리지 못한

죄스러움만 있는데....

정에 약해 떼지 못한 남편의 그놈의 정땜에 빚어진 결과였는데..

다른 뭐가 있다는 ...

여운을 남기는 말씀을 하신다.

우리 가족들은 비피할 그늘이 필요 할땐 외면하고선..

이제 전화라니...

나 역시 단절된 끈을 잇기 위한 노력을 안 한 건 아니다.

내 형편에 맞는 그에 맞는 행동을 했건만..

함흥차사였었지.

단지 종가라는 이유로 코너로 몰아야 만 하는 잘못으로 돌리는 처사..

어르신네들의 처사가 아니었었지.

시어른들만 살아계셨더라면 ..

모두가 우리가족에게 그렇게 대하지는 않았을 텐데..

지나간 날을 돌이킬 순 없겠지.

하지만, 나 또한 맞장구를 치며 내 잘못을 시인하기는 싫었다.

그래서, 고향 가까운 곳도 싫어서 멀리 떠나 와 살고 있지만.

한 때 생활 습관도 달라서 익숙해지기까지는

내 노력과 많은 인내가 필요했다.

지나간 내 전성기로 되돌아 갈 순 없는건가?

아픔 뒤에 성숙한다더니..

권력도 경제력도 삶의 여유도 없어 쫓기는 생활이지만

난 행복을 느낀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다는 거..

가정을 잘 지키는 게 제일 큰 나의 위안이었고 낙이었다.

제 삼자로 인해서 흔들리는 마음을 가지지 말자구

열등감을 갖지 말자고..

그렇게 재미 없는 일도 재미 있는 일이라 여기며 살아 왔었다.

하지만 한 통의 전화로 마음이 아프다.

서운함과 원망만 있어도 좋게 마음을 가져서 살려 했었는데..

고향을 떠나야만 하는 아픈 마음을 당신께선 알고나 계셨을까?

종촌을 떠나는..

그리고, 종갓집으로 시집가서

겪는 애로를 다른 숙부님과 숙모님들은 이해를 하실까?

이제야 단절된 끈을 잇고자 하지만..

마음은 이성을 찾지 못해

이게 옳다하면서도...잘 되질 않는다.

전화를 받으면서도 울컥 하며 서운한 마음을 달랠 순 없었다.

나 자신도 세월이 흐르면 서운했던 감정도

후회스럽게 바보처럼 산 내 인생이 달라 진다 여겼는데..

아직는 때가 이른가 보다.

필연적인 만남으로 ..

나와 연관된 고리로 골이 깊게 패인 것 같다.

한 번 지나간 서운함은 처음으로 되돌리긴 어렵겠지.

그렇다고 방관자는 되기싫고

한 사람을 만나 살면서

미래에도 함께 일구워 가야 할 길이기에

참고 또 낙관론자가 되어 본다.






+ 새우깡 세봉지 .. 유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