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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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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삼형제 보름달 구경 가다.


BY iwasloved 2003-02-16

아, 정월 대보름이다.

고향에선 이 날은 특별한 날이었다.
잡곡밥, 나물 반찬 등등 온갖 먹을 것이 가득하고
집집마다 돌면서 밥, 음식을 얻어다 놓고
동네 친구들과 모여서 윷놀이도 하고, 화투도 하고...

가난했지만 정이 많던 시절이었는데,
동네 사람들은 가마솥에다 오곡밥이나, 먹을 것을 넣어
두었다. 일부러 가져가라고.

어린애들은 이날 관솔을 깡통에 넣어서 불붙여 돌리는
쥐불놀이를 했다. 멀리서 여러명이 불덩이를 돌리는
모습은 꼭 도깨비불과 같았다.

하늘에 둥그렇게 떠오르는 달도 정월 대보름의 볼거리 중의
하나였다. 환한 달을 보면 마음도 넉넉해지고 여유가 생기는
것이지.

달구경하는데 신분의 귀천이나 부의 고하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바보 삼형제 역시 달구경을 갔다.

제일 막내가 하는 말,

"다이도 바이다!"

둘째가 들으니 영 말이 아니다. 발음이 엉망인 것이다.
그래서 한마디 했다.

"마이나 또이또이!!"

제일 큰 형이 들으니 기도 안 차다. 막내나 둘째나 오십 보
백 보이고 개낀 도낀이다. 그래서 점잖게 두 동생을 나무랬다.

"두이다 또이다!!!"

그러면 바보 삼 형제가 뭐라고 했길래 서로 충고를 하고
야단인가.

막내: 다이도 바이다(달도 밝다)!

둘째: 마이나 또이또이(말이나 똑똑히 해라)!!

큰형: 두이다 또이다(둘 다 똑 같다)!!!


정월 대보름, 우리 아컴님들 복 많이 받으시고 일년 내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비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