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돌아 왔지만 난 갈수가 없었다...
고3짜리도 있지만
친정 아버지가 안계시니 누가 오라는 사람이 없었다..
시아버지도 작년에 돌아가셨다 계시면 전화를 해서 내려 오라고 하셨을텐데...
부모님 살아 계실때 잘하라는 말이
새삼 새록 새록 가슴에 와 닿는다
친정 엄마와 시엄니께서는 너희들 편할대로 하라하니...
그러시면서 너무 고생한다고 사람많을때 내려 오지 못하게 하여서 안간 고향이지만...
다들 고향에서 묻혀온 고향냄새가 묻어 있는 글들을 보니 가고 싶다....
이것들은 다 서론이고 나의 대학시절로 돌아가서...
기숙사에는 부산애가 있었는데
그애가 하루는 대학로에 있는 마로니에 광장에 성베다라는 교회에서 야학을 한다고 했다
난 야학이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에
잠깐 머리에 와 부딪치는 섬광같은 것이 있었다..
심훈의 상록수에서 채영신과 박동혁의 야학생활을
하면서 엮어내는 소설을 읽으면서 민족주의에
대한 열망이 가슴으로 전해 졌는데
그렇게 거창하거나 목적의식을 없었지만
그래도 난 상록수를 읽으면서
나도 대학생이 되면 꼭 하고 야 말겠다고
결심한것이 가슴위로 스치는것 이었다
바로 이것이다라는 맘이 생겼다...
대망(?)의 꿈을 가지고 종로5가에 위치한 베다교회로 갔다
지금도 그 교회는 그자리에 있다
스무해가넘은 지금에도 ...
꽉 짜여지 플나타느스 나무와 길옆의 개천에서
물흐르는 소리가 저만치서 들려오는것을 느끼니
난 가슴이 벅찼다
이 감격을 누구에게 하는 생각으로 그 교회로 들어 섰다
그리고 마음껏 외쳤다 난 하고야 말겠다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갔더니 작은 지하에 책상이 한 20개쯤 있었다..
넘 초라 하고 볼품이 없었던 책걸상이 나를 반겼다
그래도 난 여기서 내가 생각한 것을 펼쳐 보이리라 맘먹고 있을 즈음에..
신부님이 오셔서 인사도 드리고 앞으로
야학할 학생이라고 소개도 하고 여러가지
어른들이 하는 방법으로 인사를 했지만
지금도 그당시의 기억들은 없고
단지 애들을 만나서 내가 가르쳐줄수
있는것을 모두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만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
그런데 야학이란 밤에 하는것이 아닌가?
그것도 낮에는 일하고 밤에 잠을 줄어서 해야 하는것이
야학인데 기숙사는 저녁 9시 30분이면 점호를 하는것이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방법이 없었다..
못해보고 야학을 그만두든지 아님 기숙사를 나와야 할 판이었다
몇날 몇일 밤을 새우면서 고민고민 끝에 생각해 낸것이..
무섭고 자상한 아버지를 설득할수 있는 방법이 생긴것이다
그 즈음하여 시골에서 이사온 사촌언니가
동생들을 데리고 서울로 온것이다
공부를 시킬려면 서울에 와서 시켜야 된다는
이모님의 소원으로 그 사촌언니가 서울로 온것이다
정말로 나에게서 보면 구세주였다
아버지도 한시름 놓으시고 기숙사 밥이 입에 안맞아서
내가 사실은 영양실조 상태 였는데...
그 사촌언니가 온것이다...방갑고
뛰듯이 기쁨맘을 억누르고 기숙사를 박차고 나왔다
아버지께서는 딸이 좋아하는것을 올려 보낼수도
있어니 당연히 사촌언니집에서 다니라고 하셨다 ㅎㅎㅎ
새로운 맘으로 기숙사는 대충정리를 하고
청파동 길옆에 창문 있는 방으로 여장을 풀고
난 마음이 들떠 있었다 빨리 그 야학으로 가야 했기때문에...
무슨 자석에 이끌리듯이 난 그렇게 야학에 발을 들여 놨다....
교무실은 교회를 통하는 작을 계단위에 있는 옥상방이였다
방이라고 까지 할수 없는 창고같은곳을 약간 개조를 하여 만들어진곳이었다....
그당시에 야학에 오는애들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세명이나 있었다
셋다 25세 전후의 아가씨였다
그리고는 중학교 또래 남자애들이랑 여자애들이랑 한 20명 남짓한 애들이었다
중학교를 진학을 못하고 여기서 공부를 하여
검정고시를 볼 애들이 있었다
애들이 책살 돈이 없었기때문에..
먼저 가서 애들이 볼수 있는 시험지를 프린트를 해야 했다
애들이 오기전 한 두시간전에 가서 원지에 글씨를 정성껏 써서
등사를 해 놓으면 수업준비가 끝나는것이였다
얼마나 더운지 지금도 체질이 여름에는
얼굴에만 땀이 나는 체질 이라서..
꽤나 고생을 했는데도 즐거웠다
애들과 함께 공부할것을 생각하니 ..
그리고 나의 또래 학생 선생님들이 이십여명 있었다
검정고시는 이년 단위로 시작하여 중학교 과정을 이년에
다 끝내는것이다
정식 학교는 3년이지만 이 애들은 이년으로
나이들도 많아서 공부를 자세히 할수는 없고
하여간에 이년동안에 3년 짜리 공부를 다 해야 만 했다
그러니 바쁘고 공부할것이 너무 많았다
그러니 전부다 정리를 해서 애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앞으로 이 야학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를 할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