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늦게까지 안 자고 있으니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있겠어요?
가끔씩 이렇게 잠이 오질 않는 이유, 하루종일 너무 피곤하면 더욱 그렇더군요.
어제도 불과 4-5시간밖에 자질 않았고, 오늘은 아침 나절부터 가게에 나가 잠시 엉덩이 붙일 시간도 없이 힘들게 있다 왔건만 아직도 눈이 초롱초롱 하답니다.
아마 늦게 비디오테이프로 잼있는 것은 본 때문인지도 몰라요.
제목은 바로 ★친구★였거든요.
어제는 진짜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었어요.
우리가 고1 때 한 반이었으니 1983년으로부터 참 멀리도 흘러와 있네요.
단발머리 나폴거리는 그 여교생들이 모두 아줌마들로 변해 시종일관 아이들 얘기, 남편 얘기, 책 얘기,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어디어디 아팠다는 얘기....를 하며 저녁식사를 함께 했지요.
아직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그녀들은 이미 사회에서 인정받는 리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거나 자기가 있는 곳에서 최선의 모습을 하고 있답니다.
우린 그런 말을 했어요.
남편이 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기.
내 아이가 병원에 있지않고 내 곁에서 건강하게 자라주는 것에 감사하기.
다른 사람에게 손 벌리지 않고 내 살림을 하고 사는 것에 만족하기.
사실 그 친구들 대부분은 작은 평형의 집에서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삶을 고달파하지 않고 밝은 모습으로 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요.
주부들 중 몇십 퍼센트는 애인이 있다고들 한다지만
그건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허무맹랑한 날조일 뿐,
빠듯한 살림에 요리조리 쪼개내어 시댁일에, 친정일에, 아이들 교육에, 자신을 위해 선뜻 십만원조차 써보질 못하는 친구들이 얼마나 예쁜지요.
친구. 오래된 옛 벗.
마음이 울적하거나 힘들 때 달려가 언제든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마음 든든한 일이지요.
내겐 그런 친구가 있어요.
세상 모든 사람이 질타한다해도 끝까지 내 편이 되어줄 친구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지요.
살면서 어떤 사람이라고 늘 평안하고 좋기만 할까요?
시련없고 고통없는 인생이 따로 준비되어 있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그것은 다 자기가 마음먹기 달린 일.
어떻게 생각해 보면 그것은 손바닥을 뒤집는 일처럼 간단한 것 같지만, 마음을 둥굴게 깎아내지 않고서는 깨달을 수 없는 일이지요.
이제 대화중 새롭게 추가된 것이 있다면 어디가 어떻게 어떻게 아파 고생했노라...는 이야기 였어요.
점점 나이 먹어가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허리통증으로 잠시 입원을 했더니 시댁,친정에서 대접해 주어 좋았노라던 혜정이의 아무렇지 않은 듯한 체험담을 듣고,
또 잠시 허리가 삐끗해서 계속 한의원에서 침을 맞는다는 정원이,
그리고 벌써 오십견이 왔는 지 자꾸 오른쪽 어깨가 결리기 시작한 제 얘기까지 모두들 이제 여기저기 신호가 오기 시작하는 모양이었어요.
조심해야겠죠?
고마운 친구들에게 내일은 예쁜 카드메일을 보내야겠어요.
그리고, 친구 비디오 아직 안 보신 님들,
얼른 친구 비디오 빌려다 보세요.
감동이 잔잔하답니다.
남편분이 아주 좋아하실거예요.
적절한 휴가를 쓰지 못하셨다면 이 영화로 스트레스를 좀 날려보세요.
밤이 늦었네요.
늘상 늦게 들어오는 남편,
남편이 참 안쓰럽네요.
함께 식사할 수 있고, 함께 잠자리에 들 수 있고,
함께 텔레비젼을 볼 수 있는 남편이 있다는 것,
고마운 일이예요.
그쵸?
편안히 주무세요.
이제 한 열흘만 지나면 더위도 한풀 꺾일거예요.
좋은 시간들 보내세요.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