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딸이 어느덧 중학교에 입학한다. 교복입은 딸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니 어느새 저렇게 훌쩍 자라 중학생이 되다니.. 참으로 기특하고 의젓하다. 큰딸이 첫교복을 입었던 그때 그순간처럼 가슴이 또 설레인다.. 설레임만큼 가슴 한편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건 무엇일까.. 아마 기대감탓일게다.. 미련스런 난 잠시.. 두려움도 설레임도 모두 잊고 그저 교복입은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소리없이 흐뭇한 미소를 지어본다. 그 예전 내 엄마가 교복입은 내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해 하던 그 모습처럼.. 허리를 몇번이나 접어 입어야만 했던 교복치마 소매는 길어서 손등을 덮어 버린 쟈켓이 3년 후 졸업 즈음엔 그 긴 치마는 무릎위로 긴 소매는 손목 위로 껑충 올라온 엉성한 모습으로 3년 전 내 엄마의 억지스럽던 예견을 잔인하게 확인시켜주던 작아진 내 교복.. 우리가 입었던 그때 그 교복은 그렇게 나의 성장과 함께 요술쟁이처럼 커지기도 했고 작아지기도 했건만 요즘 우리아이들의 교복은 커지는 것도 없이, 작아지는것 없이 언제나 아이의 몸에 딱 맞추어져 있으니 언제나 늘 예쁜 교복이다... 하지만 달라진 교복의 겉모습일지라도 아마 느낌은 똑같으리라..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설레이는 말이라곤 하지만.. 교복.. 이역시 듣기만하여도 얼마나 가슴 설레이는 옷인가.. 세월이 이렇게 흐르고 흘러 그 소녀가 소녀의 엄마가 된 지금에 와서.. 입고 싶은 옷이 있다면 그 비싼 밍크코트도..가죽쟈켓도 아닌 지금 딸아이가 입고 있는 교복임을 우리 딸아이는.. 알까? 그 교복속에는 평생 잊지못할 아름다운 우정과 사랑이 있기에.. 그 교복속에는 평생 잊지못할 아름다운 추억과 꿈이 있기에.. 내 나이 이제 마흔넘어 새삼 교복 입은 딸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니 눈부시게 아름답고 눈부시게 가슴 설레이는.. 감히 돈주고도 사지못할 옷은.. 바로 내 어렸을 때 그렇게.. 벗고 싶어 했었던.. 교복.. 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