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엔 태풍이 한차례 지나갔네요. 열대성 고기압에서 발달한
태풍이 아니고 로또라는 이름의 정체불명의 태풍이었습니다.
그 이름만 들어도 이젠 머리가 아플지경입니다.
로또복권이라는걸 한번도 사보지 못한 나도 이럴 지경인데,
로또복권을 사두신 분들은 어떠했을지... 능히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정작, 복권을 사두지 않았던 저도 '만약, 복권에 당첨이 된다면..'
을 전제로 별의별 생각을 다 해보았습니다.
집도 장만하고 불우이웃돕기에도 한뭉텅의 돈을 내놓고
다음달이면 결혼하는 동생네에도 큰거 하나 안겨주고...^^*
꿈은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요행을 바라며 꾸는 꿈은 헛된 망상일 뿐임을 우린
알고 있습니다.
그냥, 주머니에 있는 잔돈을 긁어 모아 지나가는 길에
복권한장 사는거, 어떻습니까?
아니면 지난밤 돼지꿈을 꾸었으니, 복권한장 사는거
괜찮습니다. 문제는 한탕주의에 물든 일부 잘못된 사행심입니다.
너나 없이 복권을 샀었나 봅니다.
어떤이들은 가족수 만큼 샀다고 했지요. 그건 차라리 애교로
봐줄만 했습니다만, 어떤이들은 회사동료들끼리 복권을 한장씩
산다음에 혹시 그중 하나가 당첨이 되거든, 모두 똑같이 나누자고
했다는 군요..복권 판매대 앞에는 어김없이 긴줄이 이어져서
복권을 사려는 사람들로 복작댔었습니다.
너나 할것 없이 일주일동안 복권 박사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복권 당첨 사례와, 그렇게 많은 복권으로 인한
실패담이 있었는지.. 놀라울 정도였지요..
그게 언제 였는지, 밥상머리에서 유치원다니는 아들녀석이 그러는
거였어요. '나, 로또복권 숫자 어떻게 하는지 아는데...'
자신이 무슨 복권발행 기관원(?)도 아니면서 그런말을 하는
저의를 알고 나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인터넷에서 그런방법을 알려 주는 사이트를 안다는 거였으니까요...
아이의 말을 듣고는 참으로 씁쓸했었습니다.
어른들이 로또열풍'에 휩쓸리는 사이에 어느결엔가
그런 어른들을 흉내내고 있는 아이들을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
내고 있지나 않나 해서지요...
하긴 날마다 텔레비젼에서 '로또...'로또하는걸 아이들이라고
안들었을리 만무입니다.
저희들끼리도 유치원에 모여서 누구네 엄마아빠는 샀네.. 아니네 하며
한바탕 얘기가 오갔을테지요..
그러니, '우리집은 왜 안사?'라는 말도 나왔을테구요..
어른들의 위험한 사행심을 보배우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아찔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말이 여기에 맞을진 모르겠지만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로또열풍에 인터넷이 그 열풍에 부채질을 했다는건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입니다. 로또에 관련된 사이트가 여기저기서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한편에선 '안티로또'가 생겨나고 있다니
적지않이 안심이 됩니다.
사행심으로 치달을 염려가 다분한 복권사업에 모두들 휩쓸려 가는
양상이 조금은 위험해 보였으니까요... 거기에 제동을 걸고
나서는 이성의 목소리가 모두 묻혀버리면 어떡하나 싶었으니까요..
오늘 아침 멀리서 친구가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친구도 요행수를 바라고 로또복권을 몇장 샀었는데
그 요행수는 그냥 요행으로 그치고 말았노라고..
열심히 일해서 번돈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일이야 말로
아름다운 일이란걸 이기회에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꿈을 꾸는 일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꿈이 요행수를 바라는 위험한 꿈은 아니길,
진정 소박하고 건전해서 아름다울수 있는 그런 꿈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