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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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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에게 빠진 중년의 아줌마..


BY darong-e 2000-12-09

난 오늘도 상큼한 시그널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

그전엔 난 이 음악을 들어본적은 있어도 제목을 몰랐다.
어느날 우연히 라디오채널을 돌리다 손이 멎은 자리에서
들려온 음악이다.

그다음으로 흘러나오는 나지막한 그리고 꾸밈없는 목소리,,
아침 방송이라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좋았고,
클래식을 진행하시는 스님이라서 더욱이 호기심이 있었고,
음악을 전공하셨던 스님이라서 여러 장르를 넘나들어 좋았다.

그리고 꾸밈 없는 스님의 목소리로 읽혀지는 사연들,
살아간다는 건 조금의 다른면도 있지만 어느 나이에
어떤 느낌을 갖고 사는지는 비슷하지 않은가..

난 요즈음 각자의 터전으로 나간 텅빈 집에서 아침이면
따뜻한 햇볕을 쪼이며 차 한잔을 앞에 놓고 스님을 기다린다.

그리고 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홈에 적어 놓는다.
그리고는 스님이 읽어주시려나 하고는 목을 빼고 기다린다.
그 기다림도 행복하고, 전파를 타고 들려오는 내 글이 읽
혀질 동안 난 정말 설레인다.
아무도 보는 사람은 없지만 얼굴은 쑥스러움으로 빨갛게
물들고,,,

얼마전 방송 모니터에서 주는 시상식에 스님이 부산을
오셨다.
아침부터 샤워하고 머리 드라이 해서 앞머리 스프레이로
세우고, 화장은 차분하게,,등등으로 거울앞에서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시내의 시상식장에서 얼굴도 모르는 스님을 찾았다.
물론 스님 만나러 간다는 메일을 보냈던 터라 스님은 내가
찾아 간다는 건 알고 계셨다.

안내원이 저기 스님오신다는 말에 뽀얀 얼굴의 스님이 들어
오셨다.
아~~~목소리만 듣던 스님~~
느낌 그대로 였다.
스님도 내 손을 잡으시면서 만나면 다들 낯설지 않다고들
한다고 했다.

언젠가 스님의 모습이 궁금하다고 썼을때 수도하기엔 어려움
이 없는 모습이라고 하던 말이 생각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DJ와 애청자의 만남의 여운은 나에게
오래도록 기억되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