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盛夏의 백양사


BY 리아 (swan) 2001-08-02

盛夏의 백양사 盛夏의 백양사
(장성호반)
호남고속도를 달리다 장성 백양사IC에 진입하여 맑고 깨끗한 장성호반을
끼고 10여분을 달리니 백양사 진입도로가 나온다.
길양쪽으로 짙푸른 녹색 상의에 검은 바지 차림의 노신사 벚나무들이 낮선객을 두팔 벌려 반긴다.
전남 장성군에 위치한 백양사(白羊寺) 는 국립공원 내장산에 속해있고
그 역사와 고찰답게 백암산이 대 가람을 병풍처럼 보호하고 계곡과 주변의 경관이
수려하여 더욱 돋보이는 절이다.
절 입구에 있는 이팝나무는 5~6월이면 꽃이 밥공기에 흰쌀밥이 가득 담겨있는
모습 처럼 보여 "이 쌀밥나무"로 불리던 것이 이팝나무로 변했을
것이란 푯말이 있는 갈참나무, 단풍나무 우거진 사이로 계곡 물을 왼편으로
끼고 들어 가노라면 아담한 2층 누각 쌍계루(雙溪樓)가 그림처럼 정겹다.
盛夏의 백양사
(쌍계루)
오늘 여행은 먼저 백양산을 산행을 하여 내려와서 백양사를 둘려보기로 했다.
백양사를 오른쪽으로 계곡을 따라 아름드리 갈참나무와 비자나무 숲으로
오르는 길은 햇살 한점 허락하지 않는 빽빽한 숲으로 인해 여름날의 산행치고
는 너무나 선선한 기운으로 산을 오를수 있었다.
오늘의 코스는 백양사에서 2.5km 를 산행을 하여 약사암을 거처 영천굴을 지나 백학봉을 거처 내려올 계획이다.
오르는 길은 가파른 경사길의 자갈길이라 미끄럽고 숨이 몹시 가팟다
서서히 땀이 맺히기 시작하더니 약사암을 오르기전에 옷은 땀에 절어 버렸다
더디어 머리 위에서 낮익은 맑은 음향이 들려왔다.
내 땀과 내 가픈 숨을 식혀줄 쉼터가 가까웠음을 알리는 목탁소리였다.
조그만 암자 단풍나무 아래에서 땀을 식히고 저 눈 아래 백양사의 절 지붕이
정겹게 맞 닫은 모습이 극락정토로 가는 군상들을 이끌고 가는
자비의 손짓 같았다.
다시 걸음을 제촉하여 발이 멈춘 곳은 영천굴 이었다.
제법 넓직한 자연동굴의 모습인 것 같은데 굴은 간곳 없고 관음보살과
기도도량의 염불로 죄 많은 중생들의 업보를 구제하기 위한 시설만이 가득했다.
약간은 실망을 하고 다시 산을 오르니 어디선가 한줄기 신선의 옷자락 휘날림 같은 맑고 청아한 바람이 이는가 했더니 맑은 햇살아래 뿌려지는 빗줄기가 끝도 없는 하늘가에서 부터 내려와 높은 나뭇가지 사이를 가벼운
몸짓으로 땀방울 맺혀있는 내 뜨거운 얼굴에 주저 없이 안착을 한다.
아...!상쾌한 이 기분
얼굴을 하늘로 돌려 온통 다 받고 싶었다.
내려지는 꿈 조각이든 업보를 씻기 우는 자비의 물방울이든
온몸으로 가슴 가득히 두팔을 벌려 안고 받고 싶었다.
오래가지 않았다.
금새 그친 소나기는 언재인냐 싶게 키큰 나뭇잎 사이로
그 힘찬 빛을 내려붓고 있었다.
숨이 턱에 차고 더운 화기가 입을 통해 뿜어져 나오고 이제는 내 발을
멈추고 싶었다.
눈앞에 백학봉이 보였다
거대한 바위산 이었다.
盛夏의 백양사
(백학봉의 고사목)
아래에서 보면 학이 비상을 하듯 날개를 펼친 모습 이라지만
산위의 백학봉은 그저 거대한 바위 위에 내 작은 몸이 딛고 서있을 뿐이었다.
저 멀리 장성호반의 푸른물이 여유롭고 정읍의 넓은 벌판은 어머니의 넉넉한 가슴이었다.
산 봉우리 마다 엷은 운무가 소나기를 재미삼아 뿌려주고 있어 한쪽에서는
햇볕이 소나기를쫓고 있고 또 다른 쪽에서는 소나기가 햇살을 쫓아가고 있었다
. 백양산 백학봉에서 내려다본 호남의 기상과 환상적인 풍광이 멋과 예지의
고장답게 빛나는 선인들이 많았음을 짐작케 했다.
해발 700m에 가까운 산행길의 내리막길은 언제나 그랫듯이
솟아났던 땀을 식히면서 내려간다.
흔히들 사람들은 한여름에 가만히 있어도 땀을 주체를 못하는데
왜 힘들게 산을 오르느냐고 질문을 던진다.
가만히 앉아서 흘리는 땀의 질과 산을 오르며 내 발의 수고로움과
자신에 대한 극기와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며 산행을
하는 묘미는 산을 힘겹게 오르는 사람만이 알 것이다.
산행길을 돕기위해 돌계단을 쌓고 철재 계단을 만들고 등산길을
닦아놓은 보이지 않는 이들의 수고로움에 감사도 하고 자연에 순응하며 그 자연에 취하여 고마워 할줄 알고 자연과 내가 함께 호홉하며 일치할 수 있는
시간이 내게는 기쁨이고 행복이다
자연속에 미약한 나의 존재함이 또 다른 나를 일께워 주고 내 존재의
소중함에 나를 사랑함에 인색하지 말아야 됨을 알게된다.
4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백양사를 둘러보았다.
盛夏의 백양사
(소나기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백학봉의 운무가 보이는 보리수 나무)
일주문을 들어서면 마당 한가운데 보리수가 고찰의 연륜을 말해주듯 아름드리 넓이가 있어 넉넉해 보인다.
대웅전을 비롯한 여러 건물들은 근래에 세워졌고 극락보전만이 조선중기에 세워진 것이라 한다.
盛夏의 백양사
(극락보전)
백양사에 가장 널리 알려진 전설로는 조선 선조7년에 환월선사라는 고승이
정토사의 절경 속에서 수도하며 아미타경을 외웠는데 백학봉 밑에 사는
흰 양 일곱 마리가 찾아와서 독경 소리를 듣고 가곤 했다고 한다
몇 달이 지난 어느날 스님의 꿈에 “우리는 스님의 독경 소리에 감화되어
축생의 몸을 벗어나서 이제 사람의 몸으로 환생코자 합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라고 하면서 그 일곱 마리의 양이 머리를 공손히 절을하고 사라졌다
. 잠에서 깬 스님은 다음날 아침 뒷산에서 흰 양 일곱 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 그 꿈의 뜻을 깨닫게 되었으며, 그 후로 환월선사를 환양선사(喚羊禪師)라
하고, 정토사를 백양사라고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盛夏의 백양사
(백양사 대웅전)
대웅전 뒤로 보이는 깎아지른 흰 바위 벼랑은 학이 날개를 펴고 비상을
하는
듯한 힘찬 모습의 학바위(白鶴峯)는 계절에 따라 또는 햇살을 받는 각도에 따라 은빛이나 회백색으로 빛을 발하고있어 백양사 경내를 더욱
신성하게 자비롭게 감싸는 듯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
"해가식물을 자라게 해주듯
지혜로운 사람은 다른사람의
마음안에 자비을 심어주고

해가 그 빛을 멈춘적이 없는것과 같이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존재를 귀히 여기며

해가 얼어붙은 사물을 녹이는 것과 같이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의 갈등과 망상을 녹여 없애준다

해가 어둠을 물리치는 이치와 같이
지혜로운 사람은 무지로 인한 어둠을 없애준다
해가 모든것을 따뜻하고 평등하게 비추는 것과 같이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존재들을 기쁘게 대한다"
(날마다 새겨듣는 붓다의 말씀중에서)
백양사 근처에서 부터 절 뒤의 백학봉 서쪽 기슭까지는 사철 푸른 비자나무가
숲을 이룬다.
흔히 내장사 부근의 단풍을 전국에서 제일 가는 것으로 쳐서 봄에는 백양사요 가을에는 내장사라고 한다지만 푸른 비자나무 사이로 백양사의 울긋불긋한
단풍이 들면 그 운치가 내장산 못지 않다.
몇 차례의 소나기와 만나 저도 나를 반기고 나도 저를 피하지 않으니 낮선길에
약간의 눅눅함이 있은들 목말라하는 농부님네 주름진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것에 위안이 되고자한다
盛夏의 백양사
(절집굴뚝에 핀 능소화)
절집을 나서는 길에 굴뚝을 안고 올라 성하의 한가운데서서
지나가는 빗방울에 입술 더 붉은 능소화가 가는이의 발걸음을 배웅하고 있었다
굵은 빗
줄기가 달리는 차창을 때리더니 광주를 벗어나자 언제적 소나기냐 서산에는 햇살이 피어나고 멀리 동쪽 산허리에 고운 무지개가 오늘 산행의 행복감을 더해주고 있었다
*가는길
호남고속도로 장성 백양사 IC진입-백양산 백양사
(사진을 잘 찍지못한 탓도 있지만 우중이라 선명도가 없는점
널리 양해바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