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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2 ( 아줌마 빽 없어요? )


BY 잡초 2003-02-05


화장을 거의 하지 않고 살아온 세월때문인지
직장이라고 나가면서부터 조금씩 발라오던 화운데이션때문에
내 얼굴에서 반란을 일으킨다.
얼굴 여기저기가 가렵고 따끔거리고 화득거리기까지 한다.
대충...
립스틱만을 바르고 출근을 한다.
아주 옅은 색상의.

매일을 다른얼굴
다른성격
부딪기며 살고있는데 어느날 오후쯤인가?
세분의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와 좌석에 앉는다.

습관적으로 쟁반에 물컵과 주문판 그리고 물병.
종종걸음으로 닥아간 나는 안녕하세요? 인사를 한다.
남자손님 두분과 여자손님 한분.

이것저것 주문을 받아 그들의 주문대로 난 상차림을 해준다.
여기말로 세팅.

얼마쯤 되었을까?
딩동! 소리에 전광판을 보니 아까받은 내 손님.
거의 내가 받아 세팅해준 손님은 가능한 끝까지 책임을 져야한다는 무언의 법칙.
식당 나름대로의 규울이 있는터라
난 그네들에게 닥아간다.

" 예 손님 부르셨읍니까? "
" 여기 서비스 고기 주세요 "
" 예 손님 "

대답을 하고 돌아나오려는데 여자 손님이 다시 나를 부른다.
" 고기좀 특별이 많이 주세요 "
" 네 손님 "

저울에 달려나오는 서비스 고기를 손님의 불판에 올려주니
예의 그 여자손님이 다시 나를 부른다.
" 아줌마 무슨 고기의 양이 이렇게 작아요? "
" 네 손님. 정해진 양을 드렸는데요 좀 적으신가 봐요 "

삐죽~
입 모양을 일그러뜨리던 그 여자손님은 다시 나와 눈을 맞추더니
" 아줌마 빽 없어요? "
" ???? "
" 보아하니 나이도 많은데 무슨 빽으로 홀일을 해요?
그 빽이면 서비스좀 팍팍 줄수 있을거 같은데... 안그래요? "

조금 나는 멍청해 진다.
나이...
나이라.
내 나이 정도면 홀에서는 환갑이라 칭한다.

조금 다니다 보니 경험있는 동료들에게 들어서 알은 얘기는
처음 꽃띠라 부를 때는 회집.
그 다음이 고기집.
그리고 백반집을 거쳐 마지막이 면집이라 하고
더이상 갈곳없을때는 주방으로 밀려나야 한다고 한다.
홀에서 일을 할수 있는 마지막 나이는 사십초반까지.
그것도 외모와 몸매가 받쳐줘야 한다는데.

속이고 속여 내 나이를 사십초반에서 중반으로 걸쳐 놓았는데
손님은 내 나이를 어림잡았나 보다.

흔히 말하는 걸망한 얼굴에
이것저것 속을 끓이다 보니 내가 보아도 많이 늙어보인다.
여기저기 매달려있는 거울들을 애써 피해가며
친절이 최선이고 최선이 또한 최선이라고 나름대로 씩씩히 살고 있는데
손님의 그 한마디는 나를 충격시키고 긴장하게 만든다.

그날이후 나는
출근시간을 앞에 놓고 매일을 거울앞에 앉는다.
곱게 화운데이션을 펴 바르고 콤팩트를 토닥거리고
눈썹을 그려 넣는다.
정성스레 립라인을 그려넣고 조금은 화려한 색상으로 내 입술을 매만진다.

드라이기로 말린 머리에 이쪽저쪽 핀도 꽃아보고
헤어젤로 힘도 팍팍 주어본다.
세월이야 속일수도 비켜갈수도 없는것이겠지만...
조금은 아주 조금은
앳띠어 보이고 싶고 상큼해 보이고 싶음에...
이불속 유혹을 밀쳐버리고
화장대 거울앞에서의 시간에 못잔 잠 만큼의 시간을 투자해 본다.
속일수도 속여서도 안되는 세월의 흔적을...
난 화장이라는 이름으로 잠시 비켜본다.
노래 제목처럼 립스틱 짙게 바르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