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뭇한 이 기분......
난 사람을 잘 사귄다는 말을 잘 듣는 편이다.
솔직히 중학교때 까지
반에서 끼여 있는 학생인지 모를 정도로
눈에 띄지 않던 학생이였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난 활발한 성격으로 변해갔다.
사회생활도 순탄했다.
이른 결혼 후,
혼자만 뚝 떨어진 낯선 생활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든지......
그러면서 난 이웃을 알았고,
나름대로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맛.....
인정을 이어가는 방법을 터득했다.
난 가끔 느낀다.
참 인복도 많은 여자라고....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으면서.....
오늘 우리집 두 녀석을 아는 언니집에다 맡겨 버렸다.
맡겨버렸다기 보다
그 언니가 내가 힘들다고
아예 데려 가버렸다.
그 언니 역시 남매를 키우는데
둘다 초등학생이다.
예전에 출판사 다니면서 알게된 이 언니와의
인연은 2년 전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연속에
우린 자매처럼 지내왔다.
형제 없는 나와 막내로 자란 그 언니.....
주위에서 성격궁합이 잘 맞단다.
도움을 많이 받는다.
책방을 차리기 전 점집을 찾은 적이 있다.
앞으로의 일을 감지 하고 싶은 욕심에.....
점쟁이는 생년 월일 와 시를 묻고선
쌀을 던지며.....
"음........인덕이 많어~~
재주도 많지만, 당신은 타고난 인덕이 많아
도와줄 사람이 많이 나타나....
젊을때 고생은 좀 하지만, 중년엔 편해...."
ㅎㅎㅎㅎ
솔직히....흔한 말이지만,
난 오히려 안도감이 생겼다.
다들 젊을땐 고생하는거고...애들 다 키워놓고
중년엔 편안한건 두말하면 잔소리지.....
하지만, 인덕이 많다는 말을 난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더 실감을 한다.
친자매라도 동생이 힘들다고 한달에 두번정도
조카들을 재워주며 봐주겠는가......
이 언니는 나에게 어느새
참 따뜻한 사람으로 남게 되었다.
나에게 꼭 도움을 주어서가 아니라,
아주 작은 사소한 부분까지 배려 해주는
이런 사람이 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형제 없는 서러움을 조금은 덜게 한다.
울 시어머니 생신까지 챙겨 주는 이 언니......
정말.....난 감사한다.
누가 나에게 이런 사람을 보내줬는지.....
인덕 많은 이 여자는
애들을 실은 언니의 차가
눈 앞에서 사라질 때 까지 바라보며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감사하고 있다.
참......
2000년 올해 한 해는
나에게 너무 좋은 일들만 일어 나는것 같아
뿌뜻한 한 해가 되었다.
아무래도 나중에 좋은 일 많이 하라고
주시는 복일까?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