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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은 도신????


BY poem1001 2003-01-17

우리 딸은 도신????






               # 꽁트

                 - 실화








              나는 늘 바쁘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두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작은 아이는
              나의 직장 생활때문에
              세살때부터 유치원을 다닌지라
              작년에는 
              너무 가기 싫어해서 한 해를 쉬게 해 주었다
              우리 작은 딸 푸른바다가 
              유치원에 가기 싫은 이유는
              유치원에서 먹는 밥이 맛이 없어서래나 모래나
              없어서 목먹는 식성이면서...




              아무튼,
              그렇게 다섯 살 짜리 작은 딸의 백수생활은 시작되었다
              아침이면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어린이 프로 다 끝날때까지 텔레비젼을 보고
              할머니집에 올라가서 늦은 아침을 먹고
              십분도 채 안걸리는 
              나의 직장에 와서 컴퓨터를 하거나
              바쁜 엄마에게 ?겨 나는 날에는
              마실을 갔다 
              동네 또래 아이들이라곤 단 한명도 없지만
              사교성이 좋은 바다는
              동네 모든 어른들을 친구로 만들었다
              기본 연세가 오십 이상이며
              최고령 친구는 팔십도 넘으셨다




              피둥 피둥 
              빈둥 빈둥
              오후쯤이면 어슬렁 거리며
              동네 마실을 가고
              가끔씩은 저녁 늦게
              마실갔던 주인집 아주머니 손을 잡고 귀가를 하기도 한다
              겨울이면
              동네 어른들은 우리 엄마집을 아지트로 삼아
              화투를 치시곤 하는데
              할머니 대신
              이집 저집 화투치러 오시라는 전화도 도맡아 한다
              전화를 받지 않는 집은
              직접 찾아가서 
              이렇게 소리친다고 한다




              "할머니~ 빨~리 화투치러 오세여~"




              화투치시는 할머니 곁에 앉아서
              할머니가 잃으면 동전도 내어주고
              손이 빠르지 못한 할머니 대신
              짝이 맞은 화투장를 가져오기도 하고
              물도 떠다 드리고
              일회용 커피를 종이컵에 ?K은 후
              정수기의 따뜻한 물을 따라서 
              커피도 곧잘 타다 드리고
              아무튼,
              그녀는
              화투판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다고 한다




              가끔씩
              아주머니들이 마실을 오지 않는 날에는
              할머니와 마주앉아
              민화투를 쳤고
              할아버지의 판돈없이 친다는 야유에
              아침 출근하기 전이면
              화투치게 돈을 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고
              할머니가 화투치기 싫어 하는 날은
              즐겨 마실 가는 할머니네 집에 가서
              하루 종일 화투를 치고 
              늦은 저녁 
              바람을 맞으며 귀가하는 일도 허다했다 
             



              회사하고 집이 워낙 가까운 관계로
              점심시간이면 집에 잠깐씩 들렀고
              엄마 집과는 아래 위층처럼 붙어 있어서  
              어느날은          
              엄마집에 잠깐 들러보니
              거실에 할머니랑 둘이 앉아
              우리 작은 딸 화투를 치고 있다




              "바다 에미야~ 얘 화토 치는것 좀 구경하다 가라~"  하신다




               재미있어 하시는 엄마곁에 앉아
               손녀와 할머니의 화투치는 모습을 구경한다
               



               그.런.데.



      
     
               우리 작은 딸
               다섯 살 짜리 아이 실력이라고는...믿어지지 않는다
               6자와 9자는 맨날 헷갈려 하고
               글자도 자기이름 언니이름 정도 쓰는 게 고작인데
               화투는 제 짝을 다 찾아 챙겨 오고
               챙겨 온 후에는
               껍질은 껍질끼리
               알맹이는 알맹이 끼리 갈라 놓는다
               그리고 
               그 작은 손으로 
               열장의 화투를 위태롭게 펼쳐 들고
               절대 한 장도 흘리지 않는다



               더 놀라운 건
               화투하는 작은 딸 무릎아래로 보이는 동전들...
               


       
                나는 요즘
                우리 작은 딸 바다의 장래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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