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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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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새댁...김치담던날


BY 나비 2003-01-17

지금같으면사 노련하게.배추 한접이라도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이 휘리릭~담아서 저장할 능력이

있구도 남구만...

울 서방님 눈치없이 김장때만 되면 여기저기서 주는 배추

차가 미어터지도록 실어다 논다..

우이구~웬수...

아니 갖다만 놓면 저혼자 빨갛게 옷입구 숙성되나?

꾸시렁꾸시렁...혼자서 뚝닥뚝닥..

내가 생각해도 ..넘~~~잘해..

울웬수 한마디 , 잘하지 잘해...성의가 없어서 문제지...

흥!


옛날애기다

장항선 타고 듣도보도 못한 동네로 시집을 갔다..

하루는 뺀질거리는 며느리가 얄미웠는지..

울 시어머니 밭에가서 뻘건 흙이 잔뜩묻은 열무를

한아름 뽑아다 놓으시며 하시는 말씀이..

야야~이 열무 다듬어서 씻궈서 ?궈나라...

이무신 하늘에서 천둥번개치는 소리란 말입니까?

그땐 새댁인고로...

하모요~~~~~~그럼요~~~~~~(두고보자)

열무 씨퍼렇데요...

고루고 자시고 할것도 없습니다..

난 원래 열무 잘 안먹으니까요..

뻣뻣을 하던지 빳빳을 하던지...

뭉텅뭉텅 다쓸어넣고서리

커다란 다라에다 집합..헤쳐모여를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퐁퐁을 소리나게 쫘아악..뿌렸습니다.

이 새댁 생각이 서울 열무는 매낀한게 하야스름하고

흙도안 묻었더구만...

이게 웬일입니까?

열무도 시골놈은 때깔도 안납니다

시끄럽게 지저분하기는..

옹냐~~~~~내 깨끗이 씻어주고 헹거주고 빨아주마..

아이구~~근데 이놈의 열무가 씻어두씻어두

거품때문에 살수가 없습니다..

이리옮기고 씻어두 거품이 하나요

저리 옮기고 씻어두 거품이 하나니...

나중에는 그 시퍼런 열무는 안 보이고 하~얀 거품만 아예

덩어리째 있더라구요...

우리 시어머니 ..

대문 들어오시다 숨 멎는 소리 헉!

아니~~~야야 이 무신일이고?

울집 용감한 새댁...

엄마~~열무에 벌레 있을까봐 퐁퐁으로 씻구 있는데요...

퐁퐁?~~

네...(조그맣게)

그때 그 기가막힌 표정은 두고두고 날 웃깁니다..

두말않고 그 시퍼렇고 하얀 구름을 뒤집어쓴 열무들은

생매장 .암매장 당했습니다..

그후로 어찌 시집살이 했느냐구요?

하이구~~뭘 물어보셔요...

한방에 날린거죠..

그후 한번도 김치 안담았답니다...

시킬걸 시켜야지...

그럼 뭐하냐구요?

교양있게 과일깍기..

조금 고난도 김바르기..

하이구~~이런 며느리 들어올까.,.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