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아이에게 외식을 시켜준다고 고기집으로 향했다.
숯불갈비집.
아이의 등을밀고 메뉴판을 쳐다보니
허이구~ 소갈비 일인분에 만이천원.
" 뭐 먹을래? "
" 으~응... 아무거나 "
" 얌마! 소갈비 먹어 "
" 에이~ 엄마가 무슨돈이 있다고 "
" 어쭈구리. 야 늬엄마 지금 돈벌잔아. 그러니 걱정마시고 마음놓고 팍팍먹게나 "
한참을 메뉴판을 쳐다보던 아이가
" 저기요~ 여기 돼지갈비 이인분만 주세요 "
" 왜에? 소갈비 먹으라니까 "
" 아니야 난 돼지갈비가 더 맛잇어 "
소갈비는 만이천원
돼지갈비는 육천원.
제 딴에 엄마의 주머니를 생각하고 시킨것이리라.
내 알지.
우리딸아이가 얼마나 소갈비를 좋아하는지...
이것저것 음식들이 나오고
돼지갈비가 나왔는데 달랑 갈비두조각.
일인분에 백오십그람정도 되는거 같다.
맛나게 쩝쩝거리며 먹는 아이를 바라보니
고연스레 코끝이 찡~해온다.
한참을 먹을나이에 부모의 갈등으로 제대로 얻어먹지도 못하는 아이가 안쓰러웁다.
" 엄마도 먹어 "
" 그래. 먹을테니 걱정하지말고 너나 많이 먹어 "
추가 이인분.
사인분의 갈비를 마파람에 게눈감추듯 후딱 먹어치운 녀석에게
난 다시 이인분을 추가 시켜준다.
조금씩 갈비로 가는 젖가락의 속도가 떨어질때쯤
우리 옆자리에서 식사를 하던 손님이 하나씩 둘씩 자리를 털고
" 으~험 잘 먹었다 "
순간적으로 공처럼 튀어오른나.
"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쇼 "
" 엄마느~은... "
소리와 함께 딸아이가 내 다리를 얼마나 힘껏 잡아다니는지
넘어지듯 그 자리에 주저앉아 멀뚱히 딸아이의 얼굴을 보니
아이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벌개져있다.
" 난 정말 엄마하고 같이 밥 먹으러 못 다니겠다.
챙피하게 왜 여기서 인사를 하는거야? "
아차!
여긴 내가 일하는곳이 아니지.
난 손님으로 식사를 하러온것인데...
불과 석달여만에 서빙의 습관이 몸에배어 그렇게 큰 소리로 인사를 하였으니...
그 식당의 쥔네도 나를 바라보고 웃고있고
난 멎적음에 배실거리고..
딸아이는 고개를 숙이고 씩씩거린다.
" 여이 딸! 엄마는 프로라네 "
" 프로는 무슨.... "
" 내 직업에 있어 난 프로가 되고 싶다네 "
하얗게 흘기는 딸아이의 눈자위를 뒤로한채
허허로운 웃음으로 난 프로를 강조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