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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선물/ 스펜서 존슨
과거에 대해 생각해 보고 배우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지, 하지만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지.
왜냐하면 그건 나 자신의 참모습을 잃어버리는 거니까.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지혜로운 일이지.
그러나 미리 앞서서 미래로 가 있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야.
그것 또한 나의 진정한 현재 모습을 잃어버리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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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술을 마시며 남편과 대화하다 보니 나의 모습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무능한 아내, 그건 경제력이 없어 기생(寄生)하는 불쌍한 벌레인가 싶었습니다.
10년 동안 좁은 가게에 앉아 개처럼 삶을 살았습니다. 손님이 오면 짖고 전화를 받으면서 말이지요, 개와 다른 점은 꿈을 꾸었다는 겁니다. 어둔 동굴에서 10년을 견디면 화려한 인생이 펼쳐진다는 헛된 꿈이었지만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밝은 빛으로 나가는.
월요일 아이들 독서지도를 하는 분의 말이 귀에 맴돕니다. 행복한 결혼의 조건이었습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하고, 그걸 배우자가 이해하는 것이랍니다. 그런데 남편은 나의 꿈에 대해별 관심이 없습니다. 앞으로 바뀌어야겠지만 말입니다. 10년 동안 불행했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꿈이 없었다면 참지 못했을 겁니다.
돌아보면 10년이 압축되어있습니다. 욕심 많은 남편과 그걸 따라가려고 사실 난 그렇게 욕심을 채우며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전쟁처럼 아이들을 키우고, 시간과 몸을 소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바빠서 잃어버린 즐거움이 더 많지 싶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들 목욕을 못 시켰고, 아이들 밥 먹을 때 사랑의 눈길을 주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무엇인가 말을 하려해도 바쁘다는 핑계로 들어주지 못했습니다. 그때 아이들 아주 몸서리치게 좋아하며 목욕을 시켜주었더라면, 출산도우미가 되었을까요?
졸업을 하고 첫 직장으로 주어졌던, 천안의 어느 공장, 영양사로 있었다면 좋았겠다하며 가지 않은 길을 집어보곤 합니다. 가지 않았던 길이 꼭 좋은 것은 아니지만 10년을 투자했으면 무엇인가 내 자리가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내 나약함, 부모의 반대에 그냥 자포자기했던 나의 길, 가지 않았던 나의 길에 대해 그냥 슬픔으로 자조합니다.
10년을 기반 잡아 보려고, 아이들과 생업이란 굴레와 남편의 그림자들 제사와 그 잡다한 모임과 만남을 충실하게 돌봐주었습니다. 그런데 내 자리는 위태롭습니다. 다시 시작해야 하는 길, 차가운 말을 들으며 경제적인 자립을 해야합니다. 휴식기라고 말하면서도 풀이 죽습니다. 내 나약한 나무 가지마다 무수하게 걸리는 아이, 어머니, 제사, 작고 큰 남편과 연관 된 일들이 날 자유롭지 못하게 만듭니다. 자라고 싶은 방향은 늘 무시당합니다. 남편이 원하는 방향이 다르기에 말입니다.
대전일보의 짤막한 내 글에 대한 평입니다. 양동숙의 `박씨의 끊어진 통화'외 4편의 주제의식이 못내 아까웠기 때문이다. 이등은 필요 없습니다, 일등이 아닌이상 말입니다. 남편의 말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다부진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습니다. 나를 위해 살고 싶어도 부모님의 삶으로 남편의 삶으로 나의 말은 늘 배부른 이야기에 불과했고 내 꿈은 늘 짓밟혔습니다. 그래도 내 꿈은 꿈속에서도 증식하고 있습니다. 차분히 2003년 한해를 보내야겠지요. 또 도전 해보는 겁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
"그럴 시간 있으면 아이들이나 잘 돌봐"
남편의 차가운 말에 기죽고, 경제적인 자립은 어려운 숙제입니다.
"공부 좀 해보려고"
"애들이나 잘 키워"
여동생의 말입니다. 젤 가까운 사람들의 시선에 가슴 아픈 만큼 더 다부지게 해봐야지 하는 오기(傲氣)가 생깁니다. 머리에 그려진 삶을 현실에 꽃 피우는 것, 그런 모습을 그려봅니다. 좋은 일도 하고, 덕도 쌓고 그러면서 돈도 벌 수 있는 것,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숙제를 풀어봐야겠습니다.
현재의 고심이 나중에 결과를 낳겠지요. 이번에 말을 꺼낸 방학동안 엄마가 선생님이 되는 프로그램이 잘 진행되면 뭔가 하나는 이뤄지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