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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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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태양은 또 다시 떠오를테니까


BY 잡초 2002-12-31

금년 한해는... 내게 참으로 많은일이 있었던거 같다.
공모작에 입선을 하여 상장과 상금도 탔었고
상품또한 일일히 열거할수 없을만큼 한 살림을 장만 하였었고
온 가족이 티브이라는 메체에 얼굴도 알렸었고..
아직까지 딸아이의 학교정문에는 아이의 이름석자가 바람에 나부끼고..
그것은 기쁨이고 행복이었었다.
그렇게 마냥 하하호호 기뻐하는 삶을 살게될줄 알았었는데...

어느날 찾아온 내 생의 한부분은
나를 불살라버리고 갈갈이 찢어놓았다.

미움과 원망과 그리움과....
영과 육의 갈림길에까지 놓여있을때...

남편은 크리스마스라고 오후늦게 집에를 들렸었다.
딸아이에게 줄 피자한판을 사들고 내겐 무엇이 먹고싶냐고 물었었다.
그냥 아무거나...
어?든 아이에게는 산타할아버지 보다 제 아빠가 더 좋은선물이 될거 같아
내심 고맙기도 했고 반갑기도 했었다.

" 집..옮길까 하는데... "
맥주잔을 서로의 앞에 놓고 남편은 콜라를 나는 맥주를...
진심으로 이 집을 옮기고 싶어 남편에게 말을건넨다.
소리소문 없이 거처를 옮기는게 아내로서 도리가 아닌거 같아
?대한으로 남편을 남편으로서 대접을 해 주고 싶었다.

" 갑자기 왜 집을 옮긴다고 하는데? "
" 갑자기가 아니야. 당신 떠나고 바로 생각했던 거야
난... 이집이 싫어. 곳곳에 당신이 묻어있거든 "
말없이 남편은 콜라잔을 입으로 가져간다.
마주앉은 나는 맥주잔을 들고...
얼마간을 그리있던 남편은 아주 나즉한 목소리로 내게인지
아니면 자기자신에게 인지...
" 그럼 내가 돌아올곳이 없잔아 "
독백처럼 내 뱉는다.

" 돌아...온다고? "
" ...... "
" 다시 말해봐 잘 못 들었어.지금 돌아온다고 했어? "
" 응 "
" 언제? 당신 우리에게 절대로 안 돌아온다고 했잔아 "
" 여긴... 우리집이잔아 "

함께 피자와 콜라를 먹던 아이는 슬그머니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리곤 조심스레 방문을 닫고는 잠시 남편과 나 사이에는 적막이 흐른다.

" 언제쯤 올수있는데? "
" 당신이 육개월의 시간을 주었잔아 "
그랬엇다.
법원에 가기전 남편과 나는 돌아올 시기를 놓고 말다툼을 벌였엇다.
남편은 일년을 얘기했었고 난 너무 길다며 육개월을 말했었다.
서로 시간의 길이때문에 결국 법원에까지 다녀왔지만...
아마도.
남편은 돌아오리라 생각을 했었나보다.

육개월...
집을 떠난것이 두달전이니 앞으로 남은 시간은 사개월.
지나버린 두달의 시간이 내겐 악몽이라면...
남은 사개월은 내게 희망이되려나?

하지만...희망보다 더 앞서는 두려움은 무엇일까?
과연 남편이 돌아온 뒤의 그 마음들도 집을 나가기전의 그 마음처럼
그렇게 한결같을수 있을까?
그렇게 한결같이 그 한사람을 사랑하며 그렇게 온 마음과 정성을 다 할수 있을까?
이미 내게 그 사람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먼 당신이 되어 버린것은 아닌지.

무덤덤히 그렇게 남편을 보내고
난 다시 아이와 둘이남아 잠을자고 밥을 먹고...
광고지를 들추어 보고..
티브이도 보고 음악도 듣고

하루를 그렇게 열심히 죽이고 있다.
내일의 태양은 또 다시 떠오를 테니까..



님들!
새해에는 원하는 모든일... 다 이룩하십시요.
건강들 하시고.. 부~우자도 되시고
저 처럼 남편이 잠깐 떠나있는분들 ...
기다리세요.
제 남편처럼 언젠가 불쑥 돌아온다고 할지 모릅니다.
희망은 ... 행복은 그리 멀지 않은곳에 있다는걸 난 비로소 알았으니까요.
제게
질책과 사랑과 믿음 주신 모든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님들이 있었기에 버틸수있었고
님들이 있기에... 앞으로도 난 살아갈수 있읍니다.
정말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 다시 취직했어요.
지금...출근해야 됩니다.
자세한 말씀은 다음에 드리고요.
앞으로도 저 힘들때마다, 저 기쁠때마다...제게 힘이 되 주실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