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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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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난 못된 여자다


BY 김연희 2002-12-26


<그래, 난 못된 여자다>

이 책을 서점에서 봤어요. 화난 듯이 씰룩거리는 여자의 입술이 도발적인 제목과 함께 제 눈에 확 꽂히더군요.
모든 여자들이 인생을 살면서 필연적으로 부딪치게 되는 다양한 국면의 문제들, 사랑, 연애, 동거, 섹스, 외로움, 결혼, 불륜, 커리어와 집안일의 갈등, 남편과의 관계, 아이키우기, 자아찾기 등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책인데, 미친 듯이 단숨에 읽었어요. 무엇보다도 바로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았거든요.
미국의 저명한 혹은 말빨 좋은 저널리스트, 작가, 자유기고가, 여성 글쟁이들 26명이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26편의 에세이집인데 잘 읽히고 글도 빼어나게 잘 썼어요. 한번 시간 날 때 읽어보세요.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들을 포기하지 못하고 내 속에 쌓이는 화와 분노를 묵묵히 삭이지 못하고 소리 내고 화내고 분란을 일으키는 게 잘못이라면 그래, 난 못된 여자다. 못된 애인, 못된 엄마, 못된 아내, 못된 며느리다.
누군들 왜 착한여자로 살고 싶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