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헤아려지지않는 작은 입자가 먼지마냥 움직인다.
아마 그도 雪눈이라하여 잔뜩 겨울 자태를 뽐내고 싶은지
제법 거들먹거리며 내려온다. 사실이지 저렇게 내리는
눈이 더 무섭게 쌓이는거다. 어찌보면 마음에 하나둘씩
쌓여가는 미세한 생각도 가벼이 넘겨지는 사이에 차츰
두터워는 거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잠시 방정식 몇장 풀어놓고 눈을 창밖으로 두니 벌써 거리는
소리없이 쌓여가는 눈탓에 흰색 유화물감을 두텁게도 발랐다.
워낙 눈길에 큰 사고로 놀란 경험이 있다보니 돌아갈길 걱정에
마음 콩당콩당 집까지는 내리막길을 몇번 오르락거려야하는데
그러고나면 온 몸이 긴장하여 밤이면 몸이 말이아니다.
긴장감으로 잔뜩 힘이주어지고 운전대는 숨막힌듯 끼익끼익
거리며 비명을 질러댄다.평상심을 잃지 않으려고 아무리 콧
소리 흥얼거려봐도 벌써 차 안에 모든 소리는 삐이이익 하며
안테나 숨는 소리와 함께 사라진 것을 보면 나는 분명 겁에
질려있는 것이 확실하다. 음악도 꺼버리다니..ㅠㅠㅠㅠㅠㅠ
무사히 귀환하여 마음으로 그림하나 그린다 .. 자동차 동굴 ..
언제나 그랬다 눈님이 오시고 난 다음날 나 혼자 즐기는 동굴의
멋은 누구에게 표현할 수 없다. 눈이 얼마나 쌓여있을지 모르지만
아마도 내일아침 나는 아주 행복한 포로가 되리라. 자동차에 덮힌
쌓인 雪눈 그 세미한 틈새로 아침햇살은 그윽하게 들어와 적당한
음영을 드리울것이며 그 햇살을 眼눈에 넣고 가슴에 휘휘저어가며
동굴 속에서 나 혼자만의 신비로운 세계를 맛 보게 될 것이다.
되도록 눈이 많이 쌓여있다면 참 좋겠다. 한지문 사이로 스며드는
하얀 달빚도 좋지만 그보다 더 은은함과 포근함을 더해주는 것은
눈쌓인 자동차 안으로 들어와 차안을 유영하는 아침햇살이다.
더하여 헤즐럿 커피향이 스물스물 코끝을 간지럽히고 페르퀸트의
선율만 흘러준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운전석을 뒤로 쭈욱 밀고
눈을 감은 체 누워 한해를 접어가는 어느 날 아침에 살아오며 알게
모르게 주고 받은 아픈 흔적들을 헤아리며 내 자신의 부족한 마음
헤아려보는 자동차 동굴 속의 그 고즈넉함을 느껴보리라 ..
그런 연유로 초대장을 드립니다.
때 : 눈님 많이 오신 날 이른아침 언제라도...
장소 : 소유하신 자동차 안 동굴 [빌려타도좋음]
단, 혼자서 느껴보세요 참 좋아요 !!
밥푸는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