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84

한강 헤엄쳐 건너기 1편


BY azoomma123 2001-07-16

2001 6 16

오늘은 한강 도강을 위한 사전 테스트가 있는 날이다.

지난 월요일에 갑작스레 참가 신청을 했고

바로 이번 토요일이 테스트라

미리 연습을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도 없었다.

떨어지면 2차 테스트를 받아야 되니까 걱정이 되긴

했지만 설마 테스트에서 700m 를 한꺼번에 다 하랴 하는 맘에

일단은 덤덤하게 덕수 초등학교로 향했다.

1시 30분까지 오라고 했는데 아이가 오자마자 점심만 먹이고

출발했슴에도 2시가 넘어서야 도착을 했다.

강당에서는 이미 도강에 대한 설명과

오늘의 테스트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었다.

몇백명의 학생이 학교 지구별로 앉아서 듣고 있었다.

다행히 동부교육청이 입구 쪽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있어서

자리를 잡고 앉아 끝부분 설명은 들을 수 있었다.

자신 없으면 포기하라는 말도 있었고

안전 장치는 아무리 수영을 잘 하는 사람이라도

필수로 착용해야 된다는 이야기

작년에 테스트에서 130명쯤 탈락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오늘 700m 풀코스를 해야 된다는 이야기...

25m 레인이 7개가 있는데 첫 레인에서 출발해서

끝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오고 잠수해서

옆 레인으로 넘어가서 또 끝까지 갔다오는 걸

7번 반복한 뒤 얼음물에 들어가서 15초쯤 있고

바로 다시 물로 뛰어들어가서 똑같은 방법으로

350m 를 수영해야 된다는 설명이였다.

만약 수영 도중 수영장 바닥을 발로 밟거나 줄이나

벽을 잡으면 실격이 된다고 하자 성혁이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고개를 흔든다.

그리곤 그냥 가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동부교육청 소속 학교부터 수영장으로

향하라는 소리에 싫고 좋을 틈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예원이는 해양소년단이 이쯤이야 하며 자신감을

보였는데 그 모습이 참 예뻐 보였다.

줄을 서서 수영장 탈의실로 아이들을 들여보내고

엄마들은 풀장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수영복을 입은 아이들이 하나둘 도착....

선생님의 지시대로 차례차례 물속으로 뛰어드는 아이들.

한 레인에서 가는 아이도 있고 오는 아이도 있다보니

중간에서 부딪치는 아이, 반대편 아이의 진로를 방해하는 아이

등등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25m 끝 지점에서는 몸을 돌리려고 아이들이 잠깐

벽이라도 잡으려고 하면 서 있던 선생님이

가차없이 발로 손을 밀어내 버렸다.

시작하자마자 탈락이 되어 선생님 손에 이끌려

나오는 아이들도 보이고........

드디어 끝에 서있던 우리 아이들의 차례가 되었다.

걱정하던 성혁이도 물을 보자 자신감이 생겼는지

빨리 들어가고 싶어했다.

출발!!!

성혁이가 먼저 뛰어들었고 예원이가 자신있게

다이빙~

평영으로 가는 성혁이와 자유영으로 가는 예원이.

확실히 예원이가 힘이 좋아서 아이들을 제치고 앞으로 쑥쑥 나아갔다.

수영을 그만둔지 여섯달이 넘어서 혹시 잊지는 않았을까 했지만

너무나 안정된 자세와 완벽한(?-엄마 눈에만 --;;)

포즈를 취하며 팔을 젓는 두 아이의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벅찬 가슴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이들이 그렇게 힘들어하면서 다녔는데

다닌 보람이 이렇게 있구나 싶은 마음에....

아이들이 레인을 돌때마다 빨라졌을 맥박만큼

내 마음도 점점 빨리 뛰었고 걱정이 되었다.

너무 처음부터 속도를 내서 힘이 다 빠지는 건 아닌가.....

7개 레인을 다 돌고 뛰어나와 팔뚝에 세모 사인을

받고 얼음물로 들어가서 15초 동안 있었다.

통과~

다시 350m 시작.

쉴틈도 없이 풍덩 뛰어들어 수영을 하는 아이들.

처음보다 힘이 빠져 보였다.

예원이는 접영 평영 자유영을 섞어가면 수영을 했고

성혁이는 평영을 유지하다가 마지막에 자유영으로

끝을 맺었다.

물밖으로 나오는 아이들....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러워보였다.

'잘했다'

다시 팔뚝에 세모위에 거꾸로 세모를 또 그려서

별모양 사인을 받고 그 아래에 合 이라고 사인을

받았다.

샤워를 하고 나온 아이들은 운동장에 나와서

팔뚝을 보여드리고 한강헤엄쳐 건너기 행사에

참여 할 것을 허락한다는 인증서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남은 25일.

한강아 기다려라

예원이랑 성혁이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