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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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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을 깨물어도 눈물은 흐르고


BY 바늘 2002-12-18

온식구가 거실에서 도란거린다.

아버지 없는 집!

가장이 실종된 집!!

남편이 사라진 집!!!

딸아이는 양털 이불을 덮고 뒹굴고 아들아이는 자기 침대에서 이불을 가져다 덮고 뒹글 거리며 자유스럽게 TV를 보고 있다.

문득 평온이 깃든다.

하루종일 직장에서 지치게 일을하고 돌아와 그래도 아이들이 눈앞에 평화로히 저렇듯 안정(?)을 누리니 그래도 감사하다.

딸아이가 오늘 봉사활동으로 고아원을 방문하고 돌아 왔다면서 이에미를 보자 수다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어린 아이들이 말투가 너무 영악하고 사나워 보여서 놀랐다고 했다.

이제 유치원 정도의 아이들인데 어찌나 날카로워 보이는지 딸아이 눈에 무섭게까지 보였다고 했다.

엄마에게 아빠에게 버림받고 살아가는 아이들~

그래 나라도 우리 아이들 곁에서 꼬옥 든든한 울타리가, 든든한 기둥이 되어야 한다.

언제나 아이들에게는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 모습이 자랑스러운가 보다.

하루는 아들아이가 어디서 들었는지~~

어머니 ~ 어머니가 하시는일이 그렇게 힘든 일이라면서요?

누가 그래?

친구가 그랬어요~

하하 그랬어?

네에~

그래 세상에 힘안들고 누가 황금을 주겠니?

이것도 직업병인지 하루 종일 헤드셋을 끼고 일하다 보니 왼쪽귀에서 진물이 나오고 머리까지 어질거리고 오후면 정말이지 따근한 방에 누워 한시간이라도 한숨 느러지게 잤으면 싶어진다.

요즈음 일거리가 너무 많아 휴일, 토요일도 없이 일을 하는데 이러다 정말 어떻게 되는것은 아닌지 너무 지쳐간다.

게다가 나도 모르게 실적에 관하여 상위 자리에서 뒤쳐짐이 싫어 무리를 하고 이래 저래 고단하다.

근무중 잠시 사무실 대형 페어그라스 너머로 빌딩숲을 바라보며 가만 입술을 깨물고 있노라면 눈물이 핑돈다.

나에게 이런 현실이 마주하다니 가슴이 턱하고 돌덩이가 하나 커다랗게 얹는듯 심한 압박감이 나를 빼곡누른다.

엊그제 친구들이 밥이라도 한끼 먹자고 집으로 찾아왔다.

차를 타고 가며 친구하는 말이 아이 아빠가 생활비라도 좀 보내니 하고 조심스레 묻는다.

아니 전혀~~

정말 너무하는구나

친구들이 동시에 혀를 찬다.

대학생에 고등학생 아이가 있는데 살림만 하던 사람이 벌어야 얼마나 번다고 그렇게 몰라라 하니?

너무 하는구나~

아직은 나도 미련이 있을까?

남편에게 아이아빠에게 나쁘다고 몰아부치는 친구들의 말이 나에게 곱게만은 들리지 않았다.

나를 생각하여 하는 말이었을 터인데...

입술을 깨물며 울지 않으리라 다짐을 해도 눈물은 다시 또 주르르~

정말 가만히 안둘거야~~

가만히~~

부글 거리는 나의 타는 가슴을 누가 알리요?

누가?

참는자에게 정말 복은 올것인가?

내자신에게 물음표가 연속인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