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거의 그랬다.
그러나 오늘은 더 심했다.
둘 다 같은 공단에 위치한 회사에 다닌다.
그래서 늘 같이 출근한다.
우린 출근길 차안에서 항상 말타툼한다.
그게 오늘은 정말 심한 싸움으로 변했다.
사고나지 않은게 다행일 정도로....
오늘은 뭐가 불씨로 작용했는지 기억에도 없다.
우린 항상 그러니까.
라디오 채널, 지나가는 학생 옷차림, 회사일들,
심지어는 길옆 카센타 이름으로도 싸운다.
오늘도 상대방 약점을 끄집어 내어선
후벼파고 도리질하고, 자존심을 마구 뭉개버렸다.
물론 나도 당했다.
우린 인신공격까지도 서슴치 않는다.
오늘은 참을 수가 없었다.
너무 화가나서 도중에 내려버렸지.
아뿔사!
버스도, 지하철도 보이지 않는 곳에 내렸다.
한참을 걸어 버스 타고 또 한참을 걸어 회사에 왔다.
온 몸이 땀범벅으로 변하면서 남편에 대한 미움은 극도로 변했다.
물론 지각했다.
오늘은 확실히 내가 KO.
전화 한통 없는 걸보면......
그러면서 장미의 전쟁을 떠올린다.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는 전쟁.
난 그걸 알면서도 오늘 저녁을 기약한다.
그러면서도 난 남편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