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12월12일 목요일 맑음 (전북 진안 완주) 피암목재- 활목재- 서봉- 정상(1125m)- 동봉-앞산날배기- 내처사동 지난밤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새벽에 집을 나서는데 왠지 기분이 다운되더군요. 전날 김장을 해서 몸은 피곤했지만, 도심에서 좀처럼 볼수없는 설산을 보면은 오히려 피로가 풀릴것 같아서...... 오늘은 조심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짐하며, 완주군으로 접어들어 피암목재공터로 오르는 도로는 빙판길에 눈이내려 여간 미끄러운게 아니였어요. 구비진 도로를 오르던 앞버스가 갑자기 서는 바람에 뒤따르던 우리버스도 설수밖에 없었지요. 오르막에서 갑자기 선 버스는 뒤로 미끄러지기 시작했어요. 안에서는 기암을 질러대고 순간 침착해야겠단 생각이 들어 모두 자리에 앉아 조용하라고 했지요. 밀리던 버스는 난간과 가로등을 사이에두고 멈춰서고 조금만 밀리면 버스가 구를수있는상황 차문은 열리지않고 앞서가던 버스기사님 나와서 나무토막 바퀴에 넣고 모래를 뿌리고서야 차에서 빠져나올수있었답니다. 정말 긴박했던 상황에 아찔했어요. 우리는 이곳에서 내려 구비진 차도를 따라 활목재까지 갈수밖에 없었어요. 아무도 다니지않은 눈내린 차도 얼마쯤 오르니 넓은공터에 덩그마니 서있는 썰렁한 빈휴계소 운장산 안내판을 따라 오르는 등로는 하얀눈이 햇살을 받아 보석같이 빛을 발하고...... 이곳부터 이어지는 오름길은 쌀쌀한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했지요 능선을 따라 얼마쯤오르니 활목재, 이곳부터 이어지는 눈꽃세상(상고대) 조용한 숲속에 정적을 깨트리는 우리 산우들..... 멋있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소복히쌓인 산죽터널을 지나며 나뭇가지에 수정같이 달린 서리꽃, 마치 심해의 산호속을 거니는듯 했답니다.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 활목재에서 서봉까지 오르는 가파른오르막 컨디션이 안좋은 저로서는 오늘산행이 너무 힘들었어요 가뿐숨을 몰아쉬며 잠시 쉴때마다 펼처지는 설경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어요. 서봉에 올라서니 사방이 탁트이며 구비진 연능들이 마치 물결치듯 보이고 이렇게 높은곳에 있는 벤치가 이채로워보였어요. 날씨가 춥지않은 가을에 오면 이곳에 앉아서 멋진 풍광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겨볼텐데 추워서 발길을 재촉했어요. 상여바위를 지나 상봉인 정상에 서니 동쪽에 펼쳐진 북덕유에서 남덕유, 월봉산, 거망산, 황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모습은 웅장하기까지 하더군요 정상에서 바람이 많이불어 조금내려와 눈꽃속에서 펼처지는 작은이벤트, 나뭇꾼의 생일파티였지요 꽃사슴이 준비한 케익에 촛불켜고 맥주로 축배를 들며 노래도불렀죠 생일을 축하하며 두분의 건강과 사랑이 영원하길 바래요. 심설속에서 펼처지는 생일파티 상상이 가시나요? 한번 해보세요 점심을 끝내고 동봉을 거처 하산하기 시작했어요 가파른 내리막 무릅까지 빠지는 능선을 나뭇꾼은 어린아이마냥 눈을 지치며 좋아하고, 때론 암봉과 소나무의 절묘한 조화로움에 반해서 잠시 발길을 멈추고 그 속으로 빠져도보고..... 그래도 지난밤 꿈이 심상치않아 좋아하는 엉덩이썰매도 자재를 하면서 내려오다 그만 로프를 잡은체 옆으로 한참을 미끄러져 커다란 피멍에 타박상을 입었답니다. 지금도 옆구리가 많이 아프네요 아마 로프를 놓첬다면 낭떠러지로 떨어질뻔했어요. 오늘 두번씩이나 아찔한순간을 경험했네요 매사에 조심했는데도......... 내처사동에 도착 산행을 끝내고 금산 인삼시장에 들러 약초를 사고 서울로출발 오늘의 여행은 끝이 났어요 악몽이 영원히 잊지못할 멋진추억을 만든 하루였답니다. 함께한 꽃사슴과나뭇꾼 그리고 온누리님들 멋진 산행이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