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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우정과사랑-이브의아름다운키스


BY 섬진강 2002-12-13

매주 화요일에 영화를 소개해 주는 신문을 자세히 들여다
보며 '이브의 아름다운키스'라는 영활 봐야지 했었다.
여자들의 사랑이라는 다소 이색적이고도 위험한(?) 소재를 다룬
그러나 식상하지 않을 좋을영화라고 소개가 되어 있었다.

엊그제 마침 들른 비디오 가게에 막 나온 그영화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냥 한번, 혹시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라는 영화가 나왔나요?
했었는데, 기다려봐요.. 하면서 꺼낸 비디오는 아직 비닐조차
뜯지않은 채였다.
첫손님으로 받아든 비디오를 만지며 단지
처음으로 내가 보게 되었다는(적어도 그 비디오가게에선) 기쁨이
영화를 보기 전부터 나를 들뜨게 했었다.

줄거리는 대강그렇다.
유대인의 가정에서 율법을 공부하며 자란
다소 보수적이고 당연히 이성애자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제시카가 있다. 신문사 편집부에서 일하는 전문직 여성이고
미모를 갖춘 아름다운 여자다.
나이가 들어차고 집안에선 그녀의 결혼을 재촉하지만
이상하게도 맘에 드는 남자가 안 생기는 거다.
그래서 수차례 맞선이라는걸 보지만 하나같이
머리가 똑똑하다 싶으면 인간성이 아니고,
돈이 좀 있다 싶은 남자는 머리가 비고.. 그런 식이다.

그런 그녀에게 '여자를 구한'다는 광고랑 함께 실린
릴케의 싯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여자를 구하는 사람이 남자가 아닌 여자인데서 이영화는
갑자기 성에 대한 정체성을 생각해 보게 한다.

여자와 사귀는 일은 자신의 사전에 있을수 없다라고
단정짓고 살아왔던 제시카에게 웬일인지 헬렌의 광고문안이
자꾸 떠오르고 결국 제시카가 헬렌에게 연락을 하는 것이었다,
한번 만나보자고..
헬렌.. 그녀는 섹시한 매력이 넘치는 아름다운여자였다.
게다가 무언지는 잘 알수 없으나 자꾸만 끌어당기는 매력을
발산하는 그녀에게 저도 모르게 이끌리나...
어디 가당키나 한일인가, 말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녀에게 이끌림을 당하는 제시카는
자존심까지 상하는데 데이트 첫날 망설이는 제시카에게
뜨겁게 입맞춤을 하고 돌아서는 헬렌.. 그것도 길한가운데서 말이다.

아, 가슴이 벅차오른다, 제시카는 사랑에 빠져버렸다.
언제나 표정이 없던 그녀의 입에선 노래가 흥얼거려지고
옷차림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헬렌의 손이 식사를 하는 제시카의 허벅지를 더듬는데
왜 이리 짜릿한거야!! 그래서 둘은 살림을 합치고 동거에
들거가는데...
동거를 시작한 둘에겐 이제막 싹이 트는 사랑을 방해하는
일들이 하나하나 드러난다.
유대인의 전통을 따르며 보수적인 제시카의 집안에서 그녀를
받아 들여 줄리 없는 것이다.
자꾸 자신이 없어서 그냥 여기서 끝냈으면 하지만
그때마다 헬렌은 다정한 손길로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드러내 보이며 제시카를 달래 준다.

어느덧 둘의 동거도 익숙해 졌지만
성에 관한한 두사람의 생각이 어긋나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육체적인 사랑보다
정신적이 사랑이 필요하다 라고 생각하는 제시카와
정신적 사랑도 육체적인 사랑에 기인하다라고 믿는
헬렌사이의 갈등은 둘을 잠시 냉담하게 하는 것이었다.

우스웠다. 그 낯설은 장면에서 돌출된 그 갈등은
보통의 우리 부부들도 겪는 아주 익숙한 일이 아니던가..

딸에게서 뭔가 이상한 조짐을 읽어낸 제시카의 엄마는
그녀를 향해 마음을 열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제시카는 자신이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상황에 빠져버린 자신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엄마에게 모든걸 털어놓는데...

영화는 '로맨틱코메디'의 장르답게
결국엔 제시카의 모든 가족과 그 친척들까지
제시카와 헬렌의 기묘한 동거를 축하해 주는 쪽으로 진척이 된다.

일종의 커밍아웃인데,
주변의 사람들의 반응는 아주 유쾌하기 까지 해서
영화가 전체적으로 발랄하단 느낌을 주었다.
딱 한사람, 그의 편집장인 조쉬는 첫사랑인
제시카를 걱정스러운 눈초리를 보낸다.
그간 미적미적했던 자신의 사랑을 추스려보며
자신이 얼마나 제시카를 사랑하는지 새삼스러워진 조쉬..

하지만 제시카는 헬렌과의 사랑으로도
충분하고 만족스럽다. 다만 성적으로 불만을 느낀
헬렌으로 해서 약간 불편함도 없잖아 있지만 말이다.

그렇게 영화가 마무리 되나 싶었다.
보통의 남녀 커플처럼 싸우고 되돌아서서 안아주고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나고 생각했었다.

제시카오빠의 결혼식날..
모두 모인 사람들 틈에서 이제막 자신의 사랑을 깨달은
조쉬가 헬렌과 다정하게 있는 제시카를 ?는다.

조쉬는 제시카를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고
성적불만을 느낀 헬렌과 결별을 한 제시카는
결국 조쉬랑 사랑을 하는 걸로 영화가 끝난다.

제시카라는 여자는 결국 남자에게 돌아올수 밖에 없었다가 아니고
제시카라는 여자는 양성론자일수도 있음을 유쾌한 코미디로
보여준 영화- 이브의 아름다운키스-
어떻게 보면 다소 무거운 주제일수도 있는 동성애에 관한 영화를
여성의 사랑과 우정의 측면에서 경쾌하게 그린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