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는 바쁠것 같다고 한가로울때 미리 망년회를 하자 한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손님또한 전같지 않은지라
서둘러 식당문을 닫고 고기집으로들 향했다.
" 엄만데.. 오늘 많이 늦을거 같구나. 문단속 잘하고 자고 있거라 "
아이에게 전화로 대충 설명을 하고는 회식겸 망년회를 하였다.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이차로 노래방까지 들려오니
시간은 이미 새벽 한시를 넘기고 있다.
온몸이 녹작지근한게 세수조차도 하기싫어 티슈로 대충닦고는
아이옆에서 잠을 청해본다.
얼핏 잠이들었을까?
" 엄마, 나 아파 "
꿈결인듯 갸냘피 들리는 소리에 눈을뜨니 아이가 제몸보다 훨~ 작은 내 품으로 파고든다.
비몽사몽간에...
난 아이를 보듬으며 잠에취한 목소리로 묻는다.
" 어디가 아픈데? "
".... "
다시 살폿 잠속으로 빠져드는데
조금씩 이불과 내몸이 들썩이는걸 느낄수 있었다.
화들짝 놀라 눈을뜨고 아이를 내 품에서 떼어놓고는
황망히 일어나 형광등을 켜 본다.
아이는...
울고 있었다.
" 아가, 왜그래? 응? 왜 우는데? 어디가 많이아파? "
" 엄마... 나 이가 많이 아파 "
" 언제부터? 어떻게 아픈건데? "
" 아파서 잠을 잘수가 없어 "
" 언제부터 아팠는데? "
" 사실은... 한참?獰? 아픈지가 "
" 근데 왜 오늘에야 말을 하니? 진즉에 얘기를 하지 "
" 엄마... 걱정할까봐 그냥 참았어. 근데 오늘은 너무 아파 "
한번터진 눈물은 제방둑이 무너지듯 아이를 걷잡을수 없이 하나보다.
오열하는 아이를 보듬고... 난 그만 통곡을 하고 말았다.
어린것이 얼마나 아팠으면...
어린것의 가슴에 무엇이 들어있기에...
투정하고 응석하고 어리광부릴 그런 나이에...
가슴이 미어지듯 아파온다.
할수만 있다면 아이의 멍든 가슴에 들어가 그 상처 어루만지고 싶었다.
아이의 눈물이 흐느낌으로 잦아들면서
아이는 또 말을 한다.
" 사실은 엄마, 나 이 뿐만 아니고 가슴도 많이 아파 "
" 거긴 ...어떻게 아픈데? "
" 마악~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있는데가 무엇으로 콕콕 찌르는거 같아. "
" 그리고 또? "
" 심하게 아플때는 금방이라도 숨이 막혀 죽을것만 같아 "
아이는...
열병을 앓고 있는거 같았다.
아빠를 잃고 사랑을 잃고 배반을 당한...
서러움이 아이에게는 깊은 상처가 되어 한쪽으로 곪아가고 있는듯 했다.
무슨말을 해 줄수 있을까?
무엇으로 아이의 상처난 마음을 도닥여 줄수 있을까?
그저 못난에미는 가슴에 품은 아이의 등을 어루만질밖에...
아가, 내 아이야...
아이의 어깨는 내 눈물로 적시워지고
작은 내 가슴에는 아이의 눈물로 얼룩이 져가고 있다.
그렇게 우리모녀는 서로를 부등켜안고 얼마나 울었던지...
이 악물고 참았던 그 눈물들이 한꺼번에 그렇게 밀려나와 멈추어지지를 않는다.
흐느낌이 딸국질같은 소리로 변해갈무렵
아이는 눈물에 지쳐 잠이 들고
잠든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난 입술만을 달싹거린다.
미안하구나...정말로 미안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