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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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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일터에서는 (5)...우울한 그 녀


BY 동해바다 2002-12-07

삼일째 내리는 굵은 비는.....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주룩주룩 내리고 싶은 눈물을 대신 하늘에서 내려 주고 있다...

아무리 힘겨운 일이 집에서 일어났다 해도...
가게에서만은 밝고 환하게 있고 싶은데 손님이 도와 주질 않는다...

역지사지....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해 본다...

그 녀의 주관이랄까...
상대방 입장이 되어 한번 더 생각해 보고....
말 한마디를 해도 함부로 내뱉지 않는 그 녀이다...

아침부터 우울해 누군가 붙잡고 엉엉 울어 대고 싶었던 그녀

드르륵 문 염과 동시에 크게 들리는 빗줄기를 가지고 들어 온 손님..
엊그제 딸과 함께 와 바지 두 벌을 사가면서 수선을 요했던걸 찾아온
바로 그 손님이다...

"어서 오세요....비가 이렇게 오는데 일부러 나오셨네요..."

"어제 와서 찾아 갔어야 하는데 앞에서 손님만나 수다떠느라 그냥 갔어요..."

"네....."

오늘따라 우울한 마음을 더 가중시키고 간 그 손님과 엊그제 있었던 일이다....

옷값이 83,000원이 나왔는데 돈이 없다면서 딸에게 얼른 은행에 가서 20,000원만
찾아 오라고 한다....
그리고 내일 옷 찾으러 오면서 나머지를 주겠다고 했다...

딱 두어번 봤을까....
맨 얼굴로 들어온 손님을 전혀 알아 볼수 없었다...
시장통에서 항상 화장 진한 얼굴을 봤었으니까...
그렇다고 그리 단골도 아닌데....
그녀는...20,000원만 받으면서 폰 번호를 요구했다...

그것이 기분나빴던 모양이다...
"어휴...그 껌값같은 걸 누가 떼먹는다고....
요 옆에 옷가게에서는 몇백만원 깔아놔도 아무소리 안하던데...뭘 그걸가지고..."한다.
무척 기분나빴던 그녀....

"죄송해요 손님....지금 가지고 가는 바지 값도 안되구요....." 했더니..
.내일 올게요 하면서 딸과 횡하니 나갔었다....

비오는 날 ...옷을 찾으러 들어온 그 손님은 수선한 바지와 함께...
세일하는 니트티 하나를 골라 같이 계산해 달라 한다....
거기에서 또 깎는다....

장사를 하면서 밑지고 판다는 말을 믿지 못했었다....
삼대 거짓말중에 하나라고....

노처녀 시잡 안간다는 말과....
노인들 죽고 싶다는 말...
그리고 장삿꾼들 밑지고 판다는 말....

그녀가 직접 겪어보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원가보다 더 싸게 팔아야 돈이 돌 수 있으니....
그렇게서라도 팔아야 하겠기에...
그렇지 않으면 자꾸 재고가 쌓이고 ....
누적되는 옷들을 어찌 할수 없기에 밑지고 판다는 그 말에 수긍을 한 것이다...

그런데 그 손님은 원가도 못받는 옷에서 반을 깎는다.
말이 될성 싶어야 상대를 하지...
부글부글 끓는 속을 참고 있는데 결국 그 손님은
그녀를 맘 상하게 하고 만다....

"그저께 우리 딸이 나가면서 그러대요...저 아줌마 이상하다고....왜 우릴 못믿지...그러던데...."

"그래요?....손님..죄송하네요....
하지만 못믿게 하는 손님이 자주 있어요....
제가 믿어야 하겠지만....그런 손님 때문에 그랬던건데...
그리구....자주 오시지도 않아 잘 몰랐구요...
확실히 하는게 좋을것 같아서........"

하면서 말꼬리를 흐릿하게 하는 그녀...

"옆가게에다가는 몇백만원 깔아....."
그말을 또 한다....

기분이 팍 상한다...
초라하게 생긴 그 손님,,
도데체 옷을 몇백만원씩 깔아 놓는다는게 말이나 될 듯한 소린가.

신용카드를 받아 긁어 주고는...문밖까지...배웅한다...

"죄송합니다...안녕히 가세요..."

왜 그리 눈물이 나는지....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괜찮았는데...
속을 파 놓고 가도 참을만 했는데 비오는 토요일 그녀는 속상해 눈에 눈물이 고인다...

왜 그랬을까....

그녀가 속상했던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