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형옷 뜨는 재미에 푹 빠졌다. 틈만 나면 뜨고 외출시에도 들고나가 뜰 상황이 되면 짬짬이 뜬다.
가는 실과 바늘로 뜨는 거라 오래 떠야 한다.
작아도 사람옷의 축소판이라 대바늘뜨개 기법이 별게 다 들어있어서 잠시라도 한눈 팔다가는 풀어서 다시 떠야 한다.
토요일 오후에 동대문종합시장에 인형옷에 달 단추 사러 갔다가 세시까지 영업하므로 허탕치고 와서 평일에 다시 갔다.
실도 몇가지 사왔는데 그 중의 한 실은 실 굵기가 굵어 네가닥 실을 두가닥으로 푸는 작업을 하느라 고생했다.
예전에 떠 놓은 옷들을 보니 마음에 들지않아 몇개는 풀어서 다시 떴다.
식구들 없는 날 거실에 모조리 펼쳐놓으니 가관이다.
수영복도 많고 신발은 색깔별로 열켤레도 넘었다.
아들에게 돈 줄 테니 인형 둘을 사달라고 했더니 지돈으로 사줘서 셋이 되었다.
세 녀석에게 같은 스타일 옷들을 입혀서 패션쇼도 하고 사진으로 남겼다.
경로당에 가지고 가서 어르신들께 보여드리니 다들 엄청 귀여워하셨다.
어떤 분은 데리고 가서 같이 자고 싶다셨다.
인형옷 뜨는 일이 힘들지만 치매 예방과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니 계속하려고 한다.
내 삶도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풀어서 고쳐 살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