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라서일까
안개를 자주 본다
뿌연 안개 입자는
공기를 타고
베란다 창 틈으로
스멀 스멀 집안으로 들어오고
바깥은 온통 안개천국이다
뒷산 묏 봉우리엔
운무인지
안개에 가려 실루엣처럼
다가오는 풍경들이
맑은 날 바라보는 것 과
또 다른 운치를 준다
맑음 속에 훤히 투영되는사물과
뽀얗게 가려진상태로 사물을 쳐다보는 것 은
그 나름대로 진가가 있다
너무 맑아 내밀한 구석까지
본 후 후회하는 일도 있지만
송두리째 드러낸 아름다움도 있다
그리고
답답하지만 한꺼풀 속에
가려진 것은 은밀한 즐거움을 준다
안개에 가려진 바다엔
어선과 낚시배 모터소리만
요란하다
늘 보던 풍경인데도
생경스럽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구석 구석 훤히 들춰내야 하는것과
한꺼풀 안개장막에 가리워져야 할 것 들이
잘 구분되어 드러난다면
참 아름다운 세상이 될것같다
스며든 안개때문인지 집안이
온통 꿉꿉하다
이런날 차를 나눌 벗이 있으면
더욱 좋으리라
점점 짙어지는 안개
흘러간 노래지만 정훈희의
"안개"나 들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