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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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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저녁만큼은 참 말 행복합니다..-


BY 박 라일락 2001-07-10

오늘 저녁만큼은 참 말 행복합니다..
모처럼 저녁 밥상을 쪽빛물결이 넘실거리는 내 집 앞바다를 바라보면서...
파라솔 밑에서 각가지 반찬을 대하였으니....
솔직히 말해서 랄락은 밥 반찬하나만은 수입품에 의존하지 않지요..

올 봄...
지독한 가뭄으로 고추 모종을 못하고 있다가..
어쩔 수 없이 뒤늦게 몇 포기를 오일 장날 사 와서
내 집 뒤 뜰 작은 화단에 심었답니다...
좀 큰 밭둑은 포기했고요...
늦게 심은 데다 가뭄으로 잘 자라지 못하고 ..
아주 키 작은 난쟁이 고추밭이 되어버렸지요...
그런데 그 난쟁이고추나무에 고추가 한 두 개가 열리더니...
오늘 여섯 개를 수확하였지요...
약질도...
거름도... 
한번도 하지 않았던 자연 그대로 자란 고추가 말입니다...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겼는지...
쌈 장에 쿡 찍어서 꽉 깨물어 먹었지요...
달콤하고 참 맛이 있었답니다.
흐흐흐...
땀 흐려서 농사지은 농부들의 맴을 이해 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자~~~~~그럼..
랄락의 저녁 진수성찬을 좀 소개 해 볼까요....

김치와 물 김치...
물 김치를 늘 담가서 먹는 이유....
첫째..
올 같이 고추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서 날뛰니...
황금 절약도 할 겸...
물 김치 국물을 약간 냉동시켜서..
억수로 더운 날..
국수나..냉면을 김치국물에 말아서 먹지요...
넘 맛있고 시원합니다.

미주구리(좀 검은 색을 띤 가자미의 일종) 굽은 것 두 마리..
그리고...
아주 작은 미주구리 말린 것을 잘게 잘라서 양념장에 졸인 마른반찬...
이 미주구리라는 생선은 색 갈이 검은 게 좀 어설프지만...
가자미 중에 젤 맛이 있습니다..
영덕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서 가장 생각나는 생선의 대표이지요...
특히 물 횟감으로써 짱 입니다.
때로는....
아주 잘게 회로 썰어서 도시락에 담아서 냉동시켜서...
먹고 싶을 때 살짝 해동 시켜서 먹지요...
특히 여름 철..
폭풍주의보가 떨어져서 어선이 출항 못하고..
손님들이 갑자기 들어 닥칠 때...
해변가에 와서 회를 대접하지 못하여 입장 곤란 할 때.....
여행에 필히 가지고 가고 싶을 때......
많이 이용한답니다..
지난 *아 컴* 소풍행사에 랄락이 가지고 간 횟감이 이 미주구리 회이지요..
님들 드신 분들은 다 맛있다고 했답니다...
진짜로...
랄락, 이 뇨자 말 맞지요?

그리고...
박 잎 장아찌...
늦은 봄날...
達山이란 첩첩 산골에서 억수로 많이 따와서 된장에 묻어 두는 것이랍니다..
랄락네 집에서는 직접 하지 못하고...
울 동네 할머니 한 분이 전문적으로 하시는 사업인데...
일주일 정도에 1톤 한 추럭 분을 장만해서 손수 만들지만..
한 이틀에 다 팔러 나가고 없지요...
미리 약속을 드리고 가지러 가야 한답니다...
아마 *아 컴*의 님들도 맛보신 분도 계실 겁니다...
여름 철 점심 먹을 때, 
입맛이 없고....
배는 고프고.....
찬물에 밥 말아서 한 숟갈 떠서 그 위에 박 잎 장아찌 한장 얹고서..짭 짭...
참 맛있습니다..

밥 한 술 떠서 물 김치 잎에다 
누리 누릿하게 굳은 미주구리 뼈를 발라서 얹고... 
풋고추 된장 찍어 쌈을 싸서 맛있게 먹은 저녁밥이...
적은 행복을 가지다 주었습니다..
미주구리 뼈를 바다 쪽으로  획~~~~던져 버렸더니..
날아가는 갈매기 한 마리가 잽 사게 물고 썬 얼른 도망갑니다..
누가 빼앗아 버릴까 봐....
마당 한 구석... 
저 멀리 묶여 있는 우리 집 똘이...개 짐승..
주인도 민생고 해결하는데...
나는 왜 먹거리 안 주나 하고 끙끙거리고...

힘겨워 하던 오늘 하루도 서서히..
西山 너머로 길 떠나는 해님에 동행하고 있네요...

아~~~
넓은 내 마당에 어둠이 찾아오네요...
저녁밥 먹고 선 간판과 마당에 불을 넣어야 겠슴다...
낯처럼 환~~~~하게요.

길손들 여행하시는 길목에서.....
하루 마지막 민생고 한끼 해결을 하시려고...
이 뇨자 집을 찾아 주시네요.....

"어서 오세요...참 잘 오셨습니다"
이 뇨자에게 황금 거두들이게 하시는 님들!
늘 고맙고 반갑습니다...
복 많이들 받으십시오...

님들에게 자연산 횟감을..!
수입품을 사용하지 않고 당일 어판장에 생산되는 신선한 재료로 만들고 있는...
풍족스러운 서비스로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후 후후...
꼭  랄락 가게 선전물 같네요...
님들...
보기에 거북스러우면 랄락 글 삭제하고요...

무더운 여름..
이 곳은 아직 비는 내리지 않아요..
다른 곳은 비가 온다고 하니...
장마철 건강 조심하시고...
늘 행복만이 님 들 곁에서 머물게 하소서....

동해 바다가 있는 곳...

박 라일락 드리는 글.

- 오늘 저녁만큼은 참 말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