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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부부 86 ( 미련한 사랑 )


BY 올리비아 2002-11-27

며칠전 컴녀(둘째딸)만 빼고
네명이 중심 상가에 갔다.

큰애 안경하나 맞출려고...

나는 남편에게 막내하고 둘이 
차안에서 기다리고 있겠다며
큰애하고만 다녀오라고 하자..

뒤에 있던 막내딸 발발이..
아빠 따라 가겠다고 마구 우긴다.

번잡떠는거 싫어하는 큰딸
막내에게 따라오지 말라하곤 
아빠와 둘만 차밖으로 나가자
녀석의 투정이 시작된다.

"나도 아빠 따라 갈래애~~.."
"넌.. 엄마랑 걍 있자~"

"아잉~~ 나도 갈래~~"
"좀만 있으면 금방 올꺼야.."
"그래도오..!@$#@#$..."

(녀석..안되겠다..비상의 카드를 내놓을 밖에..)

"얌마!! 너!!.. 엄마 싫어하쥐??"(ㅡ.-)++
"어?..  아..아~니..-.-;"

"그런데 왜 자꾸 갈라구래?
"-.-....."
"엄마하고 같이 있어..알쮜?"
"으..응....."

감히 엄마가 두눈 부릅 뜨고 너 엄마 싫냐고 
묻는데 그렇다고 할 녀석 있음 나와보라 구래.ㅋㅋ

녀석은 그런 나의 말에 찍소리도 못하고
그렇게 나와 둘이 차안에서 함께 있게 되었다.^^v

뒤에서 계속 수다떨던 녀석..
그렇게 한참 나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순간 틀어놓은 카세트 테잎에서 위기의 남자 
드라마 주제곡이 아주 애잔하게 흐르고 있었다.

나는 그새 혼자 음악에 취해..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놀라 뒤 돌아보니.. 
글쎄 좀 전까지만 해도
쫑알쫑알 수다떨던 녀석이 어느새 혼자서 
한참을 훌쩍이며 울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 너..왜..우는건데?".
"엄..마..흑흑.."
"왜 그래?"
"나말야..열살되서.. 엄마 죽으면 어똑게 해?..흑흑.."

(엥?? 이건 또 무신 구신 씨나락 까묵는 소리래?)

"흐흑..엄마.. 죽으면..어떻게 해?"
"ㅎㅎ 엄마가 죽긴 왜죽어..엄만 안죽어~^^"

"그래도 죽을 수 있잖아~ 흑흑..ㅠ.ㅠ "

(그래마쟈..죽을수도..있지..아띠~ 나도 갑자기 슬퍼질라 구런당..
우앙~ 정말 나 죽으면 어똑하지?..있다가 남푠한테 물어봐야징.ㅜ,ㅜ..)

"아니야..엄마는 절대루 안죽어..걱정마..ㅎㅎ"
"그래도...죽을수도 있잖아 ㅜ.ㅜ"

아니 이 녀석이 증말루..
자꾸만 했던말 하고 또하고..(우띠..또 시작이군)

속으론 장난치고 싶은맘 굴뚝 같았지만 
녀석의 슬픔이 너무 진지해서 참았다..ㅎㅎ

아무래도 안 되겠다..
이렇게 눈물 콧물 흘리며 쌩쇼를 하고 있으니
녀석에게 위로의 말을 해야 될것 같았다..

"음..너가 엄마말 잘 들으면 엄마는 아주 오래 오래살거야~^^"
"정..말?"

"구~럼..그러니깐 넌 열심히 공부하고.. 
엄마는...음..엄마는..열쉼히..죽지..않고..살..께..-,-;;"

(푸하하하)
내 말에 내가 우스워 혼자 웃음을 꾹 참는다.
그러며 잠시 난 마음 속으로 혼자 생각했다.

음..
열심히 공부하는게 어려울까..

아니면..
죽지않고 열심히 사는게 더 어려울까...ㅎㅎ^^*
(으~헷갈리넹..@@)

"근데 다희야..너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했어?"
"으음...저..음악이.. 너무.. 슬퍼서..ㅜ.ㅜ"

켁@@..
참말루 내가 몬살어...

슬픈 노래를 듣고 생각해낸 이 엄마의 비보?..
흠머...녀석..감정연기 일품이네....ㅋㅋ

잠시 후 
차 안으로 들어온 남푠..

"어! 다희 왜 구래? 왜 울었어?"
"음..내가 죽을까봐 걱정되서 울었데.."

어이없어 웃는 남푠..
"넌 아빠 걱정은 안돼고 엄마 걱정만 되냐?"

참내..
죽는 것도 샘나나 보네..칫~.

ㅎㅎㅎ
그래..딸들아..

엄마 아빠.. 
열심히...살께...^^*

너희들은..
열심히..공부하구..

알쮜??
음..정..공부하기 싫으면.. 

에휴..
걍 엄마 아빠처럼
함께 열쉼히.. 살든지...(끙..ㅡ,-;)

사랑이라는게..

남녀간의 사랑만 
미련한 사랑을 나누는줄 알았더만 

부모 자식간의 사랑도 
참말루..만만치.. 않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