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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 이혼 시대


BY 노피솔 2001-07-06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았을 때 느끼는 배신감과 허전함이 나를 슬프게 하던 며칠간이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선배 한 분이 있습니다.
늘상 편안한 의자처럼 나를 기대어도 전혀 부담을 느낄 사람도 아니고 저 또한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나를 벗어 버려도 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소 생각 했었습니다

일과 관련하여 아는 사람 중에, 그녀만큼 나를 드러내고 내 슬픈 폐부를 보여 준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그녀 앞에서는 나를 투명하게 오픈하려고 노력했고, 그러다보면 남들에게는 쉬이 보이지 않는 내 눈물마저 종종 보이곤 했습니다.

하지만........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일까요?
전 자꾸만 그녀의 가시에 찔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몹시도 아팠습니다. 우리는 조금은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을 때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설명하지 않아도 나를 비교적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남들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그녀..... 아마.....난 그녀에게 너무 많은 역할들을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요......
내가 갖고 있던 기대들을 저버리면.........
조금 마음이 편안해 질 거예요.

그건 그녀도 마찬가지이겠지요.
나에 대해 갖고 있던 그녀의 기대들을 조금만 저버리면........
우리는 서로 조금은 더 편안해 질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부부 사이라는 것도 그렇지요.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만 더 여유를 허락하고 수용의 폭을 넓혀 준다면.......서로의 허물을 가릴 수 있을 텐데..........

요즘은 제 6 이혼시대라고 합니다.
이혼이 허가될 수 있는 항목 제 6항....기타 혼인을 지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는..........배우자의 부정도 학대등에 의한 기인한 것도 아닌 이혼의 원인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혼자 살아가는 일도
혹은 둘이 살아가는 일도
참 어려운 일.......................

산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하여간.....사람이란 건.........가까이 있어 상처가 되느니..........때로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서로에게 유익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그녀와 나를 보며 해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건너지 않았던 메릴 스트립의 선택은 탁월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종종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을 때 마다,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라고 혼자 속으로 몇 번 씩 중얼거리곤 합니다.

가끔.........삶이 지치고 힘들 때.........
그리고 누군가의 등을 보게 될 때 당신도 가만히 읊조려 보세요.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라고.............

그렇게 말하다보면 "그래.....그런거지.......사는 일이 그렇지....." 하는 생각이 짠 소금물처럼 가슴 속을 적셔 올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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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김 재 진 -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번이나 세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뿐
완전한 반려(伴侶)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눈을 끌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저며 놓는다 해도
수긍해야 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 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빔.
텅 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뵈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 빈 수숫대처럼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