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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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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된 아내의 쓸쓸한 생일


BY 칵테일 2000-11-29


한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70 평생을 산다는 것은
과연 어떠한 의미일까.

환갑을 넘기는 것도 힘들었던 시절이 그리 멀지 않건만,
이제 우리에게 칠순잔치도 낯설지만은 않은데.

시둘째고모님의 칠순모임이 있었다.
하지만 별로 즐거운 자리는 아니었다.

불과 몇 달전에 남편이 세상을 떠났고,
49제 치룬 지가 바로 얼마 전.

그래도 자식된 입장에선 칠순을 그냥 넘길 수는 없어,
조촐하게나마 친지들 모임으로 대신한 듯.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모두들 하나같이 가벼운 말을 삼가고,
정작 기뻐하셔야 할 고모님은
더욱 더 말씀이 없으시고..

식사를 마친 후 노래를 부르고 선물을 주는 시간에,
내 남편이 부른 노래 한자락에...
끝내 고모님은 눈물을 보이셨다.

먼저 간 남편에 대한 생각에,
밝은 마음으로만은 생신상을 받으실 수 없으셨으리.

다른 때 같았으면 좀 더 제대로 된 칠순을 맞아,
얼마나 행복하고 의미있을 날이었을까.

하지만 함께 기뻐할 남편을 보내신지
얼마되지 않으시니,
그 애?㉯?마음이야 무엇에 비길 수 있으리.

칠순잔치를 그처럼 쓸쓸하고 우울하게
치룬 것은 사실.....그때 처음 봤다.

아마도 고모님은 그런 자리도 사양하셨을 것이다.

그러나 자식의 마음이야 또 그러한가.

아버지 여의었다고,
어머니까지 소홀할 수 없는 것이 또 자식 마음.

이래도 저래도 슬픔가득한 사연안고,
쓸쓸한 모임을 끝내고 돌아왔다.

***
환갑이건, 칠순이건
혼자 그 날을 맞는 이의 심정은 어떠할까.

부부로 함께 살며 해로한다는 것이,
새삼 또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생각케한다.

살면서 수도 없이 다투고 또 화해하고,
그러면서 쌓아가는 세월의 두께를....
결국 혼자 쓸쓸히 남아 맞이하는 이에게는
그 미웠던 기억마저 새롭게만 남으려니.

홀로 산다는 것이,
결코 서글픈 일만은 아닐 것이나,
그래도 자기가 원해 홀로 남은 것이 아닐 진데,
어쩔 수 없이 홀로 된 이에게
지난 추억이란 얼마나 아련하고 아픈 기억인고.

고모님의 수심 가득한 얼굴...
그래도 용기잃지 마시고,
사시는 날까지 건강하시기를
늘 마음으로나마 빌어봅니다.



칵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