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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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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76

썬글라스를 벗자.


BY 1004bluesky1 2001-07-06

--------------------- [원본 메세지] ---------------------

.. 제목없음 제목없음 소중한 것은 늘 가까이에 있습니다.


소중한 것은 늘 가까이에 있습니다

썬글라스를 벗자.

어느 날 문득 세월의 흐름에서

잠시 물러나 보니

예쁘게 포장된 채 살아가는

낯설은 제 모습을 만났습니다.

이게 아니라고

이런 건 결코 아니라고

고개를 흔들어 보았지만

이미 그 모습은 제 모습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제는 두꺼운 세월의 외투를 벗고 싶습니다.

짱가 노래에 흥분하고

열여섯 이후엔 나이 먹는 걸 잊어 버렸던

철부지 공주의 모습에 어울리는

진짜 가슴을 되찾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생각과 글로 하루를 열면서

쌓여가는 내 가슴의 포장과

빗장을 열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와 함께 가짜쥑이기를 하실 분

따스한 손을 내밀어 주십시오.

가짜 쥑이기는요?

가짜 쥑이기1. 일상에 숨은 가짜 찾아내기

가짜 쥑이기2. 동화에 얽힌 내면 바라보기

가짜 쥑이기3. 영화 속 진실 찾기

가짜 쥑이기4. 노래 가사에 담긴 진주 찾기

가짜 쥑이기5. 우헤헤헤 하하하 웃음으로 가짜 날리기


저는요?

이름은 윤빈, 나이는 열여섯으로 고정

(그 이후로 떡국을 안 먹었으니까)

학교는 적당히 마쳤고, 우리말도 배웠고

하는 일은 아이들과 생각 굴리기

그리고 배꼽잡는 얘기 만들기

좋아하는 가수는 김건모, 조성모

노래는 물론 짱가,아시나요

음악은 무조건 다 좋아하고

문학은 가짜 빼고는 다 좋아하고

취미는 글쓰는 거, 노래 부르는 거

특기는 대회 나가서 딴 사람에게 양보하는 거

숨 안 쉬고 정신없이 말하기

아이들에게 썰렁 개그하는 거

내가 사는 이유는

세상엔 사랑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연필이랑 책이 있으니까

그리고 내 글을 읽어주는

예쁜 마음들이 있으니까

썬글라스를 벗자.


썬 글라스를 벗자

비와 햇빛 사이에 사랑 싸움이라도 벌어진 건가?

하루는 비, 하루는 햇빛. 하루 중에도 해가 났다가 비가 왔다가 종잡을 수 없는 연인의 마음 같다.

오늘 아침엔 8시도 안 되어도 벌써 햇빛이 쨍쨍이다.

서서히 밀리는 차들 사이를 비껴오며 따가운 햇빛에 차양을 찾다가 문득 잊고 있었던 썬 글라스를 꺼내 들었다.

드디어 이 썬 글라스의 위력을 보일 때가 왔다는 듯

두 손이 닿자 세상은 금세 회색 빛으로 변한다. 도시의 아침은 금세 해질 무렵으로 변해 버린다.

갑자기 눈앞에 안개 세상이 펼쳐졌다.

원래 비를 싫어하고 밝음을 좋아하는 성격 때문인지 비 온 날처럼 뿌옇게 변해버린 세상이 익숙하진 않다.

다시 썬 글라스를 벗겨낸다. 아침은 여전히 상쾌한 미소를 띄고 있다.

썬 글라스를 낀 것이 오늘이 처음은 아니었다. 구입하고 때때로 한 번씩 시도해 보았었지만 5분을 더 가지 못했다.

그 뿌연 세상의 답답함을 견뎌내지 못하는 나의 밝음 때문에

오늘도 5분이 못돼 그것은 제자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뭔가가 달랐다.

'아! 이런 일이, 이런 건가?'

익숙해진다는 거. 처음과는 달리 그것은 내게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

첫 느낌의 그 답답한 세상과는 달리 약간의 어둠 정도. 검정 세상이 회색 빛 세상이 되어 다가오는 것.

갑자기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햇빛을 바라보고 사는 것이 어색해지고 어둠을 친구 삼는 것이 자연스러워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치 암흑의 소굴에 첫 발을 들여놓은 느낌.

바로 그것이었다.

갑자기 한 얼굴이 떠올랐다.

자신이 어둠의 화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우울한 그늘을 달고 다녔던 여인. 그녀가 떠나면서 한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랬어요. 제가 어두울 때는 꼭 그런 사람만 만나고 제가 밝아지니까 또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되더라구요.

어릴 적 친구를 다시 만나 사귀니 저도 그때의 순수함으로 돌아가서 어둠 같은 건 잊게 되더라구요.

앞으론 밝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정말 그랬다. 내가 어두운 생각으로 모든 사물을 보고 판단할 때에는 곁에도 늘 어두운 사람들이 모였었다.

난 그게 참 신기하게 느껴졌었는데, 그런 나의 기운이 그런 사람들을 부르는 거라고 누군가 가르쳐 준 기억도 났다.

어쩌면 그래서 더 어두운 사람들을 보면 그 어둠에서 끄집어내지 못해 안달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내 옛 모습이니까

하지만 더 두려운 건 밝음이 희망이 아니라 눈을 뜨지 못하게 하는 방해꾼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이미 어둠에 익숙해져서 썬 글라스가 없는 세상에선 눈을 뜰 수조차 없는 그런 어두운 사람으로 마음조차 바뀌어버리는 거.

아직은 어둠이 내겐 낯선 손님과 같지만 썬 글라스와 친해진다면 빛이 내게 낯선 존재로 자리바꿈을 할 것이 당연하니까

주변의 어두운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썬 글라스를 바라보며 나는 외치고 싶어졌다.

'세상의 모든 썬 글라스들이여. 어둠을 거두어 모두 안경집으로 돌아가라.'

라고


오늘은 어떤 하루 되실건가요? 미리 한 번 그려보세요. 나의 하루니까 내 맘대로 한 번 그려보세요.

그 속에 썬 글라스를 벗는 거 꼭 잊지 마세요.

위 글자는 현대 행복체입니다. 글씨처럼 행복해지세요.

<여기는 윤빈이의 마음 속입니다. 바다와 함께 살아요.>
썬글라스를 벗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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