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부탁인데.. 김치야 응~ 짜지만 말거래이..'
'무우야 소금맛 몽땅 가져가거라 응~' 궁시렁궁시렁..
무슨 말이냐고요?
아- 참, 나 참참..
김치를 담았는데요.. 김장김치요..
이거 장난아녜요..
보통때는 김치를 잘 못 담는데요.. (평소실력)
실수만 하면 김치가 너무 맛있게 되는거예요..
요즘들어 어찌 실수가 좀 잦다.. 싶어서
마음놓고 실력을 좀 발휘해 볼라고..
김치냉장고를 턱! 샀다아입니까..
자신있게 요것조것 사다가 양념을 버무리는데..
양념, 고거이 또 살살녹게 맛있잖아요..
'그래~ 이맛이야!. 캡이야! 푸하하' 만족, 대 만족이였슴돠..
아글쎄..
어젯밤에 절여논 배추가 또.. 왜 이렇케 말을 잘 듣는지..원~!
'나 이러다 선수되겠네~' 룰룰루~♪
잘하면 김치선수로 나갈수도 있음이야~ 암요! (경빈버젼)
근데 말입니다..
배추가 말잘듣는 이유가있었슴돠..
예전에 내가 포기김치를 담굴라면 배추가 맨날 뻐덕뻐덕 했걸랑요..
밤새도록 절궜다가 해도 별수없이 뻐덕거렸다고요..
그래서요, 딴사람들이 배추 절궈 김치담을때 잎파리까지 고춧가루색
곱게 내서 속넣고 꼭꼭 접어 파란잎한개 잡아 뺑글 싸는거..
난 한번도 고걸 해본적이 없걸랑요..
내가 김치하면 맨날 배추가 뻣뻣.. 하니 가지런..히
장승처럼 누버있는다고요.. 훗,
아글쎄 이번 배추는 어찌나 야들야들하게 말을 잘 듣던지..
내가 잎파리를 들고 꽁꽁 쌀때까지 가만..있잖아요..
신난다고 한참 김치를 싸다가요.. 속을 한개 먹어봤어요..
'웃, 좀 짭다~'
그래서 딸래미 불러서.. "뽀야~ 김치속 묵어바라~~"
굴넣고 배골라넣고 한개 싸서 이뿌게 입에 '쏘~옥~' 넣어줬는데요..
"욱! 우욱~! 엄니 김치맛이 왜이래? 씹을수록 쓰잖아~"
내 참 밋치고 팔짝 뛸일 아닙니까..
'아~~~~~~~~~~ 김치야! 이넘의 김치야!!!'
하던일 다 집어치고 차키들고 나가서요..
무우를 한단 더 샀어요..
맛있는 김치속이 좀 많아보여서 배추도 몇개 더 사고요..
무우를 싹싹 씻어서 톡톡 썰어서 김치통 아래다 넣고
중간에 또 넣고..
김치색이 좀 허옇길레 무우에다 고춧가루를 싹싹 발라서
중간중간에다 무우를 넣으면서요..
'무우야~ 무야~~ 제발 소금맛 좀 다~ 가져가라 웅..'
그랬다고요.....
크흐.. 10년공부 도로아미타불~
오늘 공사 망친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그래, 이게 내실력이야! 평소실력인 것이야..
왕실수를 기대했던 것이야.. 흐흑``
팔다리어깨허리.. 삭신이 아파 죽~겠어요..
아~~~~~~~~~ 공주, 고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