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면 그 고요하면서도 어쩌면 경쾌한 찰랑거림에 나도 한 주류를 이뤄 물이 되고 싶을 때가 있어요.
맑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더럽지도 않은 강물이 우리 도시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밤낮으로 흘러만 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죠.
그 강물이 때로는 세월 같기도 하고, 그 강물이 때론 인생 같기도 하고, 때때론 어쩔 수 없는 운명 같기도 하고....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강물들의 움직임을 바라보며 아침저녁으로 출퇴근하며 열심히 일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맡은 업무의 성격상 서울시내 여러곳을 돌아다녀야 할 때도 꼭 강건너 이쪽에서 저쪽으로, 다시 저쪽에서 이쪽으로 건너야 할 때 답답하고 숨막힐 듯한 순간순간을 어쩌면 강물이 그렇게 다독여주고 있었는지도 모르지요.
가까운 곳에 한강이 있으세요?
강이 느껴지는 어느 곳에 계신가요?
시어머님 감기가 영 나으실 기색이 없으세요.
그 좋아하시는 학원도 오늘은 빠지시고 집에서 푹 쉬시다 병원에만 잠시 다녀오셨는데, 기침은 가라앉지 않으시더라구요.
안색도 창백해 지셨는데, 머리 뒷골이 자꾸 뻣뻣하게 당기는 것만 같다고 하시잖아요.
지압을 잠시 배운 적이 있었어요.
체육 수업 대신에 그것으로 학점을 받았었는데, 그때 지압전문가에게서 배운 실력으로 시어머님께 지압을 시작했지요.
베개에 머리를 엎드린 채로 목 뒤쪽에서 부터 허리까지는 양손 엄지로 강약을 주며 지압을 하고, 허리쪽은 주먹을 쥔 채, 그 다음은 다리와 발바닥에 이르기 까지 골고루 주물러 드렸어요.
발바닥, 발가락 하나하나에 마다 氣를 넣는다는 기분으로 (아무래도 젊은 사람의 기가 더 세고, 좋을 듯 싶으니깐...) 제 목에서 땀방울이 뚝 떨어지도록 지압을 했어요.
머리쪽은 정수리 꼭대기 부분에 백회라는 곳이 있는데 이 곳을 천천히 부드럽게 하고, 뒷목을 다시 여러번 주물러 드렸지요.
족히 40분이상은 지났을것 같았어요.
머리가 아파 종일 힘들어 하시던 시어머님의 몸에서도 식은 땀이 나는지 끈끈하게 느껴지더라구여.
'아이구, 시원하다... 아이구, 시원하다... 워매..워매!!'
감탄사를 연발하시고 시원하다고 하는데 어디 그칠수가 있어야죠.
'너 넘 힘들겠다. 이제 그만 하거라...'
몇 번 그 말씀이 나왔지만 얼른 감기가 나으셨으면 하는 맘에서 좀 더 해드리고 뜨끈뜨끈한 보리차를 후식(?)으로 드렸지요.
땀을 닦으시며 자리에 일어나신 시어머님 얼굴이 그렇게 좋아보일 수가 없었어요.
여기저기 어머님 몸을 맘대로 만지며 안마를 해드리니 더 가깝고 친해진 느낌이 정말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빨리 감기가 나으셨으면.... 하는 맘에 공연히 가슴이 울컥해지더라구여...
'어쩜, 이리 시원하냐? 병원에 안 가도 되겠네. 아휴~~ 한결낫다..'
진짜 아까와는 안색이 사뭇 달라보였어요.
얼굴도 홍조가 띄고, 목뒤 뻣뻣한 느낌도 없다고 아주 부드럽다고 좋아하셨지요.
아무래도 이걸루 나서야 할까봐요...ㅋㅋㅋㅋ
시어머님을 주물러 드리면서 또 친정엄마가 생각나잖아요.
어제 김장하셔서 밤에 잠도 푹 못 주무시고 밤새 낑낑끙끙하며 주무시더라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는데 엄마를 이렇게 한번 시원하게 안마해드리면 얼마나 좋을까....
딸들은 그저 시집가고 나면, 마음만 친정엄마한테 가있고, 몸은 먼데 있으니 잘 해드리기가 아무래도 쉽지않은 가 봐요.
옆에 있을 때 잘하라는 그 깊은 말을 모두 잊지말아야 해요.
그래두 이렇게 안마해드릴 시어머님이 한 집에 계시니 얼마나 좋아요?
나중에 안마해드리고 싶어도 안 계시다면 너무 가슴이 아프겠지요.
제두 이담에 이렇게 제게 흉허물 없이 가까이할 며느리가 있으면 좋겠어요. 같이 목욕가서 등도 밀어주고, 미장원도 같이 가고, 같이 주름살 제거 성형수술도 받고(희망사항), 가려운데 벅벅 긁어 줄 수 있는 그런 붙임성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저두 시어머니가 되겠지요?
강물처럼 시간이 잘두 흘러가네요.
그 강물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내 모습이 보이지요.
어떤가요?
그 비춰진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세요?
40대가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지라는 링컨대통령의 말씀처럼
스스로를 가꾸고 만들고 다듬어가는 사람이 되고시포요...
일교차가 심하고 찬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가 계속 되고 있어요.
뜨끈뜨끈한 차 많이 드세요.
향기가 은은한 녹차라면 더 좋겠지요?
저랑 한 잔 같이 해요.....
아주 향이 좋은 걸루요.
오늘도 집안일로 힘드셨을텐데, 이제 편안히 쉬세요.
좋은 음악을 들으시며,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