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은 강원도에서 보냈다.
강원도에 간김에 그곳의 특산품인 찰옥수수를 좀 사오려고
언젠가 흔히 보았던 길가에 늘어서있었던 옥수수,감자등을 파는 노점을 찾아 서행을하며 기웃거렸다.
날이 추워서 다들 들어갔나? 노점상들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
작은 마을의 슈퍼앞에 차를 세웠다.
야채를 쌓아놓고 파는 것을 보니 옥수수라는 농산물도 있을 것같아서였다.
60은 갖넘었을듯한 할머니급의 아주머니가 가게를 지키고있었다.
''찰옥수수 있습니까?''내 말에 그아주머니 시떠운듯한 표정으로 째려보며
''눈이 허연양반이 찰옥수수를 ?아요?''
''.......???''
어렸을적에 아이노꾸라는 말을 듣긴했는데 아직도 내가 아이노꾸같은데가 있나? 눈이 허옇다니...눈이 파란것두 아니고?...
나는 무슨말인지 잠깐동안이나마 머리를 수백회전 돌렸지만 그말뜻을 알 수가 없었다.
일단 대꾸는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눈이 허연사람은 찰옥수수먹으면 안됩니까?''
그 아짐씨 눈꼬리는 더 치켜올라가고 입은 댓발 나오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할 수있었다.
''뭘, 찾으세요?''어라 기껏 얘기하다말고 원점으로 돌아가?
아항 강원도 아낙네들에겐 옥수수라는 말보다는 강냉이라는 말이 더 알아듣기 쉬울 것같았다.
''강냉이 말입니다, 쪄먹는 강냉이..''나는 손으로 하모니카 부는 시늉을 했다.
''이삭으로 나오는 옥수수말이지요?''
''아 네네 그거요.''
''아니 나이가 어느정도 되시는 양반이 지금 어느철인데 그옥수수를 찾는단 말이예요.''여기서 눈이 허옇다는 말뜻을 알아챘다.
약간있는 흰머리칼이 눈발처럼 희다는 뜻이었던 것이다.
속으로 '말되게 추상적으로 비약해서 하네 칫'하며
그녀가 가리키는 손끝을 따라 처마끝을 쳐다보니 그곳에는 옥수수몇다발이 매달려있었다.
''저렇게 말라 딱딱한 옥수수를 어찌 쪄먹는단 말이요?''
''아 종자로 말려 놓은 것이군요. 제가 잘 몰라서.....''
''그나이에 모르기는.... 제철 다 지난 이추운계절에....''그녀는 여전히 입을 씰룩거렸다.
속으로 'xxx 제기랄, 장사하는 써비스업에 있는사람이 승질드럽네.'하며 황급히 그곳을 나왔다.
그녀는 도시에서 온 말쑥한차림의 중년남자를 묵사발로 만들고 짓밟음으로써 카타르시스를 통쾌하게 느꼈을까?
그랬다면 내 순간적인 불쾌감에 비해 그녀에게 나타난 효과는 더가치가 있으리라.
그로인해 그녀가 몽매한 도시인을 비웃으며 우월감을 느꼈다면 그만큼 다행한 일도 없으리라.
강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