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스치는 솜이불의 촉감이 아직도
따스하고 기분이 좋은 이른 아침시간
아침마다 소리높여 울어제껴도
지치지 않는 자명종 시계를 더듬거리며
만지작 거리다 힘겹게 잠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아직 초겨울이지만
방문을 열고 나온 거실은 휑당그레하고
잠에서 덜깨어난듯 어둑어둑 차가운 기운이 돕니다
잠옷위로 받쳐입은 얇은 쉐타를 위안삼아
베란다로 아침밥지을 쌀을 가지러 나가면서 기지개를 켜봅니다
아침을 맞이하는 이시간은
십년이 다 되어가도 익숙치 않고(익숙하고 싶지 않은 마음일거에요)
특히나 이른아침이 어둑어둑한 계절이면
엄마가 해주시던 그 따스한 아침밥상을 받던 시절이
그립기만 합니다
잠결에 들려오던 엄마의 도마소리가....
급하게 서둘러서 아침준비를 하고
나 또한 출근준비를 합니다
어젯밤 늦도록 책상머리에 앉아있던 아이를
서둘러 깨웁니다
어제
.
.
.
외국어고등학교 합격자발표가 있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부터 준비해온 아이에게
어제는 그동안 노력의 결과가 어느정도 판정 되어지는
날이었답니다
늦은 귀가시간에 맞춰 늦은 저녁과
아이가 공부하는 시간에 맞춰서 간식준비에 아이보다
먼저 지쳐가는 이기적인 엄마이지만
어제는 내게도 아주 힘든 하루였답니다
당연히 이 얼마나 이기적인 생각인가요
아이의 이름이 합격자 명단에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몇번을 들여다봐도 아이의 이름이 없다는것을
알았을때의 그 기분이란
난 이기적이고
나름대로 아이에게는 희생적인 엄마이기도 했지만
내가 먼저일때는 날 먼저 생각하는 그런 엄마였습니다
아이의 아픔이 내 가슴에 먼저 와서 아프게 날 할퀴고 있었지만
어떻게 아이를 위로하나 하는 생각이
나를 다른 생각을 하지못하게 분별력을 잃게 하는듯 했답니다
며칠전 아침식사시간에 아이에게 참지못하고
한마디 했습니다
"제발 머리좀 잘라라!" 하고
아이는 머리가 자라서 양쪽 귀를 덮고 그 머리 가닥으로
구렛나루처럼 모양을 내서 더부룩하게 하고 다니는 것이
너무 못마땅해서 한마디 했더니
아이가 한다는 소리가
"엄마 내인생 내 머리에요" 하더니 얼른 수저를 놓고서 자기방으로
들어가는게 아니겠어요
중3짜리 남자아이에게서 엄마에게 내인생 내머리란 말이 어찌
그리 서운했던지...
아마 무던히도 지치고 힘이 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기대와는 어긋나 버린 시험에서의 쓰린 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