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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직도 숨쉬고 있음에..


BY 박 라일락 2002-11-11


나 아직도 숨쉬고 있음에..

치료후유증은 
몇날 며칠 엄청 오래갑니다.
한참을 사이버 공간에 머물지 않음에
늘 아껴주시는 많은 님들께서 쪽지를 날리거나
폰으로 안부를 묻습니다.
때로는
힘없이 받는 내 목소리가 안타깝다고 
걱정도 하시고..


언제 쯤..
그 힘들고 지루한 터널에서 
벗어나는가 염려도 하시는...
통신으로 만난 인연들인데 그 情이
참으로 고맙기만 하지요.


치료받기 위해 하루를 입원하는데..
병원에서 보내는 밤을 
한번도 편안하게 잠을 청해보지 못했지요.


5인실이나 2인 실에서도..
옆 환우가 
아파서 앓는 소리이거나 코고는 잠버릇 땜에
길들지 않고 솔로로 살아온 
나의 나쁜 버릇인줄 알면서도..
낯모르는 타인들끼리 함께 하는 병실에서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그 고통은 참 괴롭답니다.


때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허튼 생각에 잠 못 이루고 
불 꺼진 천정에 수많은 별을 그리는가 하면
눈 내리는 알프스 산맥의 양떼들도 헤아려 보지요.
기와집 열 두체 짓고는 헐고 하는데
이미 동창은 밝아 오고..


이번 치료를 받고 와서 랑
아주 작은 것에 행복을 느꼈습니다.
두 다리 죽 뻗고 푹 잠들 수 있다는 
나의 안식처가 있기에..


새벽에 눈을 뜨고
거실바닷가 쪽으로 있는 방들 
창문을 활짝 열며는
방금 피어오르는 찬란한 태양에게
제일 먼저 아침 인사를 할 수 있다는 그 순간이..

그리고 
아직도 숨쉬고 있다는 
나 자신이 참 행복했습니다.


이젠 될 수 있으면 
행복의 테두리를 
크게 잡지 않으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산다는 것!
어렵게 생가지 말고 
순리대로 살아한다고 
늘 생각하면서도 그렇지 못함은
내 마음속에 가득한 
욕심 때문이겠지요.


언제쯤..
그 욕심을 버릴 수 있는 
인간다운 인간으로 변신하려는지..

알고도 깨우치지 못하는 
못난이 모습이지만...


나 아직도 숨쉬고 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