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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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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인 사랑...(19)


BY 서툰사랑 2002-11-07

창문을 열었다.
매캐하니 낙엽타는 냄새인지,커피 볶는 냄새인지,
왠지 친숙한 냄새가 그리 싫지만은 않았다.
깊이 숨을 들이쉬어보니 가슴으로 겨울냄새가 들어온다.
조금있으면 구세군 남비의 종소리와
마음이 따뜻해지는 캐럴송과
어릴적 순수함이 생각나는 하이얀 눈송이들이
이 겨울을 별빛처럼 장식할 것이다.


화려한 외관만큼이나 사람들로 북적될것만 같았다.
서울에서 조금만 떨어져 나와도 이리 한적한 곳이 있을 줄 몰랐다.
은은한 주광색 조명아래서
작지만 거리감이 있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말없이 앉아있었다.
후욱~하니 담배연기가 피어올랐다.
뿌연 담배연기 사이로 그는 말없이 바라보고만 있었다.
유난히 밥을 늦게 먹는 나를 그는 참을성있게 기다려주었다.
하얀 크림소스의 까르보나라는 내 입안에서 모래알처럼 버석거렸다.
식사대신 그는 간단하게 맥주를 마셨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얘기를 했다.
그에게 도취되어 버린것처럼...까페를 나오는데 머리가 어찔했다.
말이 없어도 많은 말을 한것처럼
목구멍과 혀가 아렸다.
입술도 바짝 바짝 타들어갔다.
시원한 물이라도 마셨으면 하는 생각에
그를 천천히 돌아다보았다.


여전히 낙엽타는 냄새와 커피볶는 냄새가
나를 취하게 만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