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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시나요?


BY somjingang 2002-11-03

깊은밤 방안을 가득 채운 브람스의 곡이 그이를
감동시켰었나 보다.
브람스의 교향곡 3번 제 3악장을 듣고난 남편이
요즈음 자주 그곡을 흥얼 거린다.

그리고 클래식에 관한한 문외한 이라고 자처하던 사람이
'브람스의 교향곡 제3번 제3악장'으로 해서
갑자기 클래식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비디오를 빌리러 함께 나서던 남편이 브람스 얘길 해달란다.

그래서 90년도 즈음, 가을이면 읽곤 했던 '그대있음에 사랑이'
라는 책얘기 부터 꺼냈다.

독일 한 시골마을에 '슈만'이라는 젊은 피아니스트 지망생이
있었어요. 그는 피아노 공부를 위해 빈으로 찾아 들었고
그 당시 피아노 선생으로 꽤 명망이 있었던 클라라 (장차 그의 아내가
될) 아버지에게서 공부를 하게 되었답니다.

슈만은 당시 피아니스트로 막 발돋음 하려는 중요한 시기였는데
너무 열심히 피아노를 쳤던지 손목에 이상이 와서 더 이상
피아노를 칠수가 없게 되었답니다.
그는 너무 큰 좌절을 겪어서 한동안 음악에의 열의를
상실했었지만 피아노 대신 작곡을 택해서 다시 음악에 열정을
쏟아 붓게 되지요..
그러는 와중 10살 이상 나이차이가 나는 스승의 딸 클라라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클라라도 슈만 못잖게 그를 사랑하게 되는데
클라라의 아버진 슈만이 한참 못마땅합니다.

피아니스트로서 최대의 약점이랄수 있는 손목에 이상이 있으며
집안 내력에 정신병력이 있는데다가
나이도 너무 많고 앞으로 슈만이 잘 나가게 되리란 보장이
없는, 사위로서 결코 높은 점수를 줄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클라라의 아버지로 부터 ?겨난 슈만은
클라라와 사랑의 편지를 주고 받습니다.
책속엔 그들이 주고 받은 아름다운 사랑의 편지들이
주를 이룹니다.
어떤 외부의 간섭으로부터도 상처 받지 않을 것 같은 사랑은
참 오래도 이어지지만 클라라의 아버진 끝내 그들의 사랑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결국,법적으로 부모의 동의가 없어도 결혼 할수 있는 나이에
이른 클라라는 아버지를 상대로 소송을 합니다.
법정에서의 냉정한 싸움에서 결국 슈만과 클라라는
결혼을 할수 있는 법정권한'을 부여 받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과정을 걸쳐 이루게 된 그들은 마냥 행복했던
모양이었습니다. 생전에 아이들을 일곱이던가, 여덟이던가를
둡니다. 길지 않은 생애를 산 슈만이 십여년을 넘게 정신병동에
갇혀 있던 시기를 빼면 둘이 함께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는데도
말이지요..

슈만의 광기 앞에서 클라라는 많이 외로웠고 미래가 두려웠을
겁니다. 그리고 슈만이 정신병동에 수감되어 있을 동안 아내로서
그리고 여덟아이의 엄마로서 클라라의 삶은 결코 평탄치가 않았을
거구요...
그런 클라라에게 사랑과 우정을 아낌없이 보내준 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 '브람스'였어요.

오랫동안 클라라를 지켜보며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을
마음속으로만 키우던 사람...
슈만이 정신병동에 갇혀 있는 동안 가장의 역활을 충실히
해주던 따뜻한 사람....
클라라의 남편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후에도 결코
사랑하는 여자를 내여자로만 만들 생각이 없었던 외로운 사람...

그리하여 한 여자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를 평생동안
품고 살면서 결코 결혼을 할수 없었던 사람이 바로
브람스 였노라고..

그렇게 남편에게 얘길해 주었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시나요'라는 영화가 있었다지요?
마를린 먼로가 주연한 그런 영화도 생각납니다.

가을이 가고 있습니다. '그대있음에 사랑이'라는 책속의
주인공들처럼 참사랑하나 가슴에 들여 놓고 싶은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