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저렇게 하늘이 파랄수 가 있을까?
아이와 나는 대충 세바퀴만 운동장을 돌고 벤취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았다. 여름 밤 하늘이 마치 매직 아이 처럼 선명한 밤하늘을 만들고 있었다. 동네의 풍경은 낮고 고즈녁하다.
아파트 동들은 크레파스로 대충 그린것 같고 하늘 부분에서는
파란 색깔을 선명히 꼼꼼히 칠한 풍경화 같다.
거기다가 바람까지 시원하게 불어와 한줄 노란색으로 염색한 머리결이 자꾸만 얼굴을 간지럽힌다.
부드럽고 감미로운 바람이다.
며칠째 열대야 현상으로 설친 밤들을 보상 받는듯 맘껏 바람에
몸과 마음을 내 맞긴다.
여자가 운동장을 뛰고 있다.
나와 같은 동에 사는 아직 결혼 하지 않은 미혼의 여자는 지금
다이어트 중이다.
한약도 같이 복용중인데 왠지 밥맛이 없다고 투정을 해 온다.
그래서 나는 여자에게 운동을 권했고, 여자와 나는 같이 오늘부터 운동장에서 열심히 뛰기로 한 것이다.
여자의 운동장의 넓은 곡선을 따라 사력을 다하고 나는 아이와
같이 여자가 우리 곁을 스칠때 마다 화이팅을 외친다.
여자는 눈으로 알았어 라고 말을 하는 듯하다.
아이가 '이모 한바퀴만 더 돌아 알았지'하며 한바퀴를 마치
트레이너처럼 옆에서 뛰어주고 온다.
다시 벤취로 돌아온 아이는 나에게 '엄마 묵찌바 하자'고 하며 오지명과 박영규의 동작을 재미나게 선보인다.
엄마도 해봐 하길레 나는 아는게 없는디 했더니 그럼 하늘이나
보자고 한다.
아, 하늘엔 동물 그림이 여러개 그려져 있다.
구름은 보는 사람의 각도에서 여러갈래로 해석되곤 한다.
그때의 상황이 구름과 많이 닳아 있게 된다.
나는 구름을 보며 딴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이는 엉뚱하게도
'엄마, 저 구름 꼭 상어 같지 않어..저것봐 이빨도 있고 두눈도 있잖아' 하며 구름을 가리키는데 아이가 그렇다고 해서 그런지
꼭 상어를 닮았다. 조금 있자 상어는 다른 그림으로 바뀐다.
'태주야, 우리 오랫만에 국민체조 해보자'고 했더니 순서를 다
까먹어서 중도에 포기하고, 다시 마라톤을 뛰는 선수를 응원하듯
여자에게 시선을 돌린다.
여자가 헉헉거리며 벤취 가까이 온다.
우리는 선수가 골인 지점에 당도하면 수건으로 몸을 감싸 주듯
의자 한 구석을 여자에게 양보한다.
우리는 운동장을 떠난다.
감미로운 바람 한점은 우리 뒤를 따라 온다.
여자의 등허리에 촘촘히 박힌 땀방울을 본다.
여자가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정말 운동장을 뛰지 않고도 정말
감미로운 연애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이와 여자가 시작하더니 저멀리로 달리기 경주를 시작한다.
하늘이 또 다시 파랗다.....
나는 이미 풍경화가 되어 버린 나의 동네 속으로, 그 그림속으로 들어 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