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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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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연


BY 쟈스민 2001-06-26

단발머리 나폴거리며, 화장기 없는 얼굴, 동그랗고 맑은 두 눈

갓 스물의 나이로 첫 발을 내디딘지가 엊그제 같습니다.

어느새 유수같은 세월을 뒤로 하고, 사십을 바라다 보는 산마루에

긴 한숨 내 쉬며 그렇게 앉아 있습니다.

가끔씩 비치는 흰 머린지 새치인지 모르는 희끗한 머리카락을

동료들끼리 서로 뽑아주며, 아주 오랜 벗들 처럼....

초록빛 풀내음을 유달리 좋아하는 그 여자였는데,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반짝이는 눈빛은 쉴 틈이 없었는데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이리도 질긴 인연의 끈을 품게 하였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어떨 때는 한 남자의 품 안에 안주하는 것이 여자의 행복이란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 남자에게 모든 걸 걸기에는 너무도

세상을 많이 알아버린 것일런지 의아스럽습니다.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아직도 과거형이 아닌 진행형으로 살아내는

우리네 삶이니까요.

어떤 여자는 아들만 낳으면 세상 걱정 없는 것처럼 불러오는 배를 안

고서 집에 들어 안자 용기 있는 결단을 잘도 내립니다.

어쩌면 그리도 자신의 일을 쉽게 버릴 수 있다는 건지.....

퇴직금이 얼마라는 둥, 어찌 어찌 살겠다는 둥.... 다들 다부진 계획

을을 잘도 세우는데 그 여자는 그들보다 훨씬 많은 액수의 퇴직금이지

만 아직은 받고 싶지 않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 주위에 얼마든지 내재해 있음을 늘

느끼면서 살고 있으니까요.

한 자리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머무른다는 건 어떻게 보면 결단력

이 없어 보이기도 할까요?

한 곳에 안주하기 싫어, 무엇인가 흐르고 있는 삶을 느끼고 싶어

늘 분주하지만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커다란 발전이 없다해도, 최고가 되지 않는 다 해도

나름대로의 모습에서 최선의 모습을 다하기 위하여

그녀는 오늘도 그녀의 자리를 지킵니다.

보다 나은 내일에 대한 설레임과 기다림으로....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도, 그 핏덩이들을 떼어놓고 모진 울음 울어가

면서도 끊어내지 못할 만큼 끈끈한 인연의 끈이란....

그 때문에 느껴지는 삶의 무게에 문득 문득 절망할 때도 있지만 아직

도 그녀에겐 희망의 노래가 더 어울리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봅니다.

그것이 무엇이라 딱히 단정지을 만큼 능숙한 어휘력이 없는 그녀입니

다.

하지만 그녀는 마음을 달래는 법 쯤은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어떤 울음을 우는지

그녀는 잘 보려고 애씁니다. 잘 들으려고 애씁니다.

그리고 주위의 모든것들을 사랑이라 이름지어 봅니다.

내 안의 사랑, 나로 인한 사랑, 내가 줄 수 있는 보다 큰 사랑의

크기를 가늠해 보면서 ....

아주 오래된 인연의 끈을 사랑으로 매듭지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