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라크 의회가 9살 어린이의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 시킨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13

야생화의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BY 풍경 2002-10-31

바람이 나뭇가지를 뒤흔드는 지난 토요일 우린 야생화 탐구를 떠났다.
함께 하고 싶어하는 신청자는 많았는데,
앞 주에는 가을비가 내려 부득이 연기하고
당일에는 강한 바람과 추위에 모두 밖에 나오기가 두려웠나보다.

우린 오붓한 맘으로
산을 오르며 선생님의 우리 들꽃에 관한 설명들을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다.
참 신기한 이름들도 많았다.
그늘만을 고집하는 식물 그리고 햇빛을 좋아하는 꽃들........
이름도 고운 - 산그늘, 꽃향유, 이삭여뀌, 벌개미취, 미역취, 고란초, 맥문동 등등 -

커다란 나무밑에서 자라는 산그늘은 참 포근해 보였다.
서양꽃에는 허브가 있다면 우리꽃의 허브는 꽃향유는 보라빛 꽃향기와 함께 알싸한 향이 코끝을 스치우고...

벼랑이나 바위틈에 자라나는 고란초 - 맑은 곳을 좋아하는 고란초는
서식하는 곳이 많지 않다고 한다.
어디에 좋다는 말에 모두 혹~ 하는 맘을 가지우고....
넝굴레차를 마실 수 있는
넝굴레잎은 지천으로 깔려 있어
내 눈을 현혹시키는 걸 전문가선생님은 알아챘는지
일년생이라
뿌리가 아주 작다는 말로 일막을 내리운다.

서로 잎과 꽃을 볼 수 없는 상사화는 여름날에 꽃을 피우고
지금은 잎만 무성하다.
우리네 젊음이 가는 것처럼......

계절을 몰라 봄에 피어야 할 꽃들은 피어나고
스트레스를 받아 계절을 잊고 피어나는 꽃은 금세 사그라들고 만다고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처럼
지천으로 널려있는 들꽃이나 생물들도
세월을 느끼운다.

화려한 꽃이 피고나면
열매를 맺어야하고
그리고 지는 것을......

여러 야생화의 이름들을 불러주고 만나고 한 시간들은
내 맘이 참 순수해져있었다.
골치가 아파왔던 것들이
깨끗이 사그라들고
상쾌한 땀방울들이 소리를 낸다.
내맘에 묻혀온 들꽃들이 향기롭다고............